교사가 아프다…‘번아웃’ 교사 위해 시간선택제 확대를 [왜냐면]

한겨레 2024. 6. 3.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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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가 아프다'.

그래서 나온 여러 해법 가운데 하나가 '시간선택제 전환형 교사 제도'입니다.

시간선택제 전환형 교사는 전일제 교사의 절반인 주당 20시간을 근무하는 대신, 월급도 절반만 받게 됩니다.

2017년에는 '초등학교 교사는 왜 전환형 시간제 노동을 선택하지 않는가'(손애라)였는데, 2020년이 되면 '초등학교 시간선택제 교사의 경험에 대한 질적 연구'(조은아)로 긍정적 연구물이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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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숨진 2년차 교사를 추모하는 집회가 지난해 7월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일대에서 열리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조재호 | 무등초 교사

‘교사가 아프다’. 퇴직 교사 송원재 선생님이 쓴 책입니다. 책 제목 자체가 마치 필자를 호명하는 듯해 전율이 일었습니다. 18년차 교사인 필자는 현재 병가로 휴직 중입니다. 필자뿐 아니라 많은 교사가 아픕니다. 지난해 서울 서이초에서 젊은 선생님이 비극적으로 삶을 마감했을 때, 남 일이 아니었습니다. 거리로 나온 교사들은 울부짖었습니다. “교사가 아프다”고.

그런데, 성과를 강요하며 자기를 착취하는 신자유주의 시대에 교사만 아프겠습니까?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학부모도 아프고, 어린이들, 청소년들도 아픕니다. 학교란 공간은 작은 사회를 이루기에 그 병증의 원형들을 관찰하기에 적합한 장소입니다.

저출생 현상은, 사실 우리 공동체가 통증으로 내보낸 토악질 같은 것. 그 병균들을 교사들은 온몸으로 이미 느끼고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나온 여러 해법 가운데 하나가 ‘시간선택제 전환형 교사 제도’입니다. 시간선택제 전환형 교사는 전일제 교사의 절반인 주당 20시간을 근무하는 대신, 월급도 절반만 받게 됩니다. 2014년 노동시간 유연화 제도로 도입했을 땐 교원단체들과 교사들이 거부했습니다. 교육 공간을 ‘노동시간 유연화’의 시험장소로 삼았다는 비판이었지요. 하지만 지금 상황은 달라진 듯합니다. 저 자신이 그렇습니다. 심한 우울증과 공황을 겪으며, 시간선택제라는 제도 덕에 조금은 여유로운 마음으로 이 직업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매일 4시간씩 근무하면서 건강을 회복하고 어린이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그들로부터 치유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교원인사관리규정을 보면, 이 제도는 3년에 한정해서 사용해야 한다고 합니다. 동시에 어떤 조항에서는 ‘인사권자의 재량에 의해 지정할 수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래서 교육청마다 기준이 다릅니다. 심지어 시간선택제 제도 운용에 대한 현황도 정보가 축적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관련 연구도 두편뿐이 없습니다. 2017년에는 ‘초등학교 교사는 왜 전환형 시간제 노동을 선택하지 않는가’(손애라)였는데, 2020년이 되면 ‘초등학교 시간선택제 교사의 경험에 대한 질적 연구’(조은아)로 긍정적 연구물이 나왔습니다.

저출생 사회의 근본적인 해결 같은 것이 있을까요? 어린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교사 개인의 신체가 느끼는 바로는 ‘노동시간 단축’이 답인 것 같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경험일 뿐이라고 말할 분들도 있겠지만, 여유로운 ‘교사’를 배출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효율적’인 저출생 해결방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시간선택제를 육아, 학업, 간병, 사회적응 등과 같은 사유로 제한하고, 3년으로 기간을 한정하는 ‘교원인사관리규정’ 9조의 개정이 꼭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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