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포장주문도 수수료 받겠다는 배민, 당장 독점횡포 조사하라

배달의민족 배달용 스쿠터 [연합뉴스 자료 사진]

국내 배달앱 시장의 65%를 차지하는 배달의민족(배민)의 독점 횡포가 도를 넘고 있다. 이번엔 음식점주들이 배민 앱을 통해 포장주문을 받는 경우에도 배달 중개 서비스와 동일한, 음식값의 6.8%(부가세 포함 7.48%)를 수수료로 받기로 했다. 가령 고객이 3만원짜리 음식을 포장주문 후 음식점에 와 찾아 가더라도 자영업자들은 2040원의 중개이용료를 내야 한다. 시행 시기는 '배민포장주문' 서비스에 새로 가입하는 점주의 경우 오는 7월, 기존 점주는 내년 4월부터다.

자영업자들은 배민에 중개수수료와 앱 광고비를 내고, 배달비에 카드수수료까지 떼면 남는 게 없다고 하소연이다. 가령 서울 강북의 한 치킨집은 배민 '깃발' 광고 명목으로 한달에 100만원 넘게 지출한다. 깃발 하나를 사서 꽂으면 주변 2km 반경 내 소비자들에게 피자집이 노출된다. 깃발 하나당 광고비는 8만8000원. 깃발이 적으면 잘 노출되지 않아 10개 이상은 사야 한다. 또 중개수수료 6.8%, 배달비와 카드수수료(1.5~3%)를 내야 해 2만원짜리 치킨 한마리를 팔면 6000원 가량을 배민이 가져간다. 배민의 횡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0년 수수료 체계를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바꿔 수수료를 올렸으며, 2022년 3월 단건 배달 서비스인 '배민1'의 수수료 체계를 조정하면서 역시 수수료를 인상했다. 지난 1월엔 '배민1 플러스'를 내놓고 소비자들이 중개수수료가 비싼 이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러니 음식점으로선 가격을 올리지 않을 수 없고, 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코로나로 자영업자들이 고통의 시간을 보내는 동안 배달앱은 승승장구했다. 배민의 이같은 행태는 자영업자들의 등골을 빼먹는 것과 다름없다. 왜 정부는 고물가로 어려운 서민 생활을 위협하는 이런 독점적 횡포를 규제하지 않는 것인가. 당장 정확한 실태를 조사하고, 법에 따라 조치할 필요가 있다. 공정거래법은 독점기업의 횡포를 막기 위한 것이다. 공정거래법으로 규제가 힘들다면 프랜차이즈 본사의 갑질을 막는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처럼 공룡 배달앱을 감독하는 '배달앱 법'을 만들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