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 엔비디아·AMD 신제품 발표… HBM 대전 불붙였다
AI 빅테크들 잇달아 로드맵 공개
HBM 반도체 수요 확대 확실시
수주 파트너 합종연횡 본격화 전망
■엔비디아·AMD발 HBM 수요 확대
3일 반도체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대만 타이베이 국립대만대학교에서 열린 '컴퓨텍스 타이베이 2024' 사전 기조연설에서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인 '루빈(Rubin)'을 깜짝 공개했다. 엔비디아는 루빈 GPU에 HBM 6세대 제품인 HBM4 8개, 2027년 출시할 루빈 울트라 GPU에는 HBM4 12개를 탑재할 계획이다. 루빈은 최근 데이터 처리 용량 및 속도 확대 요구가 커진 AI 데이터센터의 수요를 대거 흡수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HBM 탑재 개수도 H100 등 기존 GPU 대비 4~8개 더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황 CEO는 올해 출시하는 블랙웰에 이어 내년 12단 HBM3E를 탑재한 블랙웰 울트라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현재 SK하이닉스만 엔비디아에 8단 HBM3E를 공급하고 있다.
이날 AMD의 리사 수 CEO도 대만 타이베이 난강전람회 2관에서 개최된 컴퓨텍스 2024 기조연설의 첫 연설자로 나서 올 4·4분기에 출시되는 업계 최대 용량의 메모리를 탑재한 'MI325X 가속기'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AMD 인스팅트 MI325X 가속기는 업계 최고인 288GB의 초고속 HBM3E 메모리를 탑재한 제품이다. MI325X에 탑재하는 12단 HBM3E D램은 삼성전자가 공급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수 CEO는 "(자사의 기존제품인 MI300X 대비) 메모리 대역폭은 2배, 효율은 1.3배, 기본 인프라는 동일하다"고 MI325X를 소개했다. 특히, 수 CEO는 2025년 3나노미터(1nm=10억분의1m) 공정을 채택한 MI350, 2026년 MI400의 출시 계획도 공개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정의 경우 엔비디아는 TSMC가 전담하며 AMD의 경우 파트너사를 공개하지 않았다. 대만 연합보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AMD 수주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수 CEO가 "AMD는 항상 2나노와 3나노의 최고 선단공정을 운영하는 파트너를 채택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SK하이닉스-삼성전자, 경쟁 최고조
이 같은 AI 빅테크들의 연이은 신제품 출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현재 양분하는 HBM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후발주자인 미국의 마이크론도 2025년까지 HBM 점유율 25%을 목표로 일본 히로시마와 미국 보이시, 뉴욕에 관련 투자를 예고하고 있다.
주도권 굳히기에 나선 SK하이닉스는 지난달 13일 열린 국제메모리워크숍(IMW 2024)에서 7세대 제품인 HBM4E를 당초 계획한 2027년보다 1년 앞당긴 2026년까지 양산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김귀욱 SK하이닉스 HBM선행기술팀장은 "HBM은 1세대 개발 이후 2년 단위로 제품이 개발됐지만, 기술이 발전하면서 HBM3E 이후 개발 주기가 1년 단위로 빨라졌다"며 자신감을 표했다. SK하이닉스는 2026년 양산으로 계획했던 12단 HBM4 제품도 내년으로 앞당겨 양산하겠다고 전한 바 있다.
삼성전자도 내년까지 HBM4 개발을 마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같은 해 곧바로 양산에 돌입할 가능성을 높이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HBM4 개발에 속도를 내기 위해 내부적으로 HBM3E 및 HBM4로 개발팀을 나눠 제품을 개발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AI발 수요가 늘어나면서 HBM 시장이 본격 개화될 것"이라면서 "업계 선두인 SK하이닉스와 미국·일본 정부의 보조금을 받는 마이크론 사이에서 삼성전자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짚었다. 한편,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HBM 수요가 200% 증가하고 내년에는 2배 확대될 것으로 분석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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