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등의 아픔’ 김경문 감독의 출사표…한화선 ‘우승 감독’으로[스경x현장]

배재흥 기자 2024. 6. 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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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한화 감독이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한화의 새 사령탑 김경문 감독은 역대 KBO리그 지도자 중 6번째로 많이 승리한 명장이다.

두산과 NC에서 총 1700경기를 지휘해 896승 30무 774패를 기록했다. 그러나 가혹할 정도로 한국시리즈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두산에서 세 차례(2005, 2007, 2008년), NC에서 한 차례(2016년) 팀을 한국시리즈로 이끌었지만 모두 준우승에 머물렀다.

김 감독은 2018년 6월 NC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로 오랜 기간 리그 현장을 떠나 있었다. 2021년 야구대표팀을 이끌고 출전한 도쿄 올림픽에서 ‘노메달’에 그친 뒤 더욱 멀어졌다. 그 사이 리그 사령탑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었다.

이 시점에서 한화는 김 감독의 풍부한 경험에 주목했다. 지난 5월27일, 취임 1년밖에 되지 않은 최원호 감독을 경질했고, 이렇게 된 이상 올해 반드시 가을야구에 진출해야 하게 됐다. 한화는 엿새 만에 김경문 감독과 계약 기간 3년, 총액 20억원(계약금 5억원, 연봉 15억원)에 계약했다. 김 감독에게는 우승의 한을 풀 마지막 기회가 주어졌다.

3일 김경문 감독 취임식에서 (왼쪽부터) 류현진, 김경문 감독, 채은성이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감독은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등번호 ‘74’가 새겨진 주황색 유니폼을 입고 우승 포부를 밝혔다. 김 감독은 “현장을 떠나 있는 동안 많은 생각이 들었다. 잘했던 기억보단 아쉬운 부분이 많이 떠올랐다”며 “2등 감독이라는 것이 나 자신에게 아픔이었다. 한화와는 꼭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당장 올해 우승은 어렵다. 한화는 24승1무32패(승률 0.429)로 8위다. 김 감독은 “제가 지금까지 해온 야구와 한화의 장점을 잘 섞어서 남은 시즌을 운영할 계획”이라며 “올해는 승률 5할을 맞추는 것이 먼저다. 일단 포스트시즌 진출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목표를 설정했다.

김 감독은 시즌 도중 취임하게 된 만큼 당장 코치진이나 선수단에 급격한 변화를 주진 않을 생각이다. 그는 “선수단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게 현 코치진이다. 변화를 통해 선수들을 동요시키고 싶진 않다”며 “트레이드도 조건이 맞으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지금 언급하기에는 빠르다”고 선을 그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이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한화를 진짜 강팀으로 만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연합뉴스



다만, 선수 기용 방식은 기존과 달라질 가능성을 내비쳤다. 비시즌 류현진과 안치홍 등 베테랑 선수를 대거 영입했지만 지난 3년간 리빌딩을 강조했던 한화는 가을야구를 목표로 한 올해도 그 연장선상에서 젊은 선수들에 비중을 두고 엔트리와 라인업을 꾸려왔다. 그러나 김 감독은 “이제 87경기가 남았는데, 앞으로는 젊은 선수보다 나이가 좀 있는 선수들을 더 기용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젊은 선수들의 잠재력만은 높이 평가했다. 특히 문동주, 황준서 등 젊은 투수진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김 감독은 “젊고 좋은 투수가 많다는 것은 한화의 가장 큰 장점”이라며 “그 투수들을 바탕으로 팀을 더 강하게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경문 감독은 한화를 ‘진짜 강팀’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프로 현장 복귀는 6년 만이다. 유니폼을 입으니 실감이 나는 것 같다”며 “한화가 진짜 강팀, 상대가 두려워하는 팀이 될 수 있도록 코치진, 선수단과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 감독은 4일 수원 KT전을 시작으로 한화와 함께 미래의 ‘우승’을 향해 출발한다.

대전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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