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 걷어찬 與野 … 국회 연지 닷새만에 특검법만 5개
민주당 "대북송금은 검찰조작"
'반윤' 이성윤 의원이 대표발의
국힘은 김정숙 특검으로 맞불
조국혁신당, 공수처에 尹 고발
여야가 서로를 겨냥한 특별검사법(특검법)을 쏟아내면서 '특검 대치정국'이 심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3일 '대북송금 검찰조작 특검법(대북송금 특검법)'을 발의하자 국민의힘은 곧바로 '김정숙 특검법'으로 맞불을 놨다. 조국혁신당이 발의한 한동훈 특검법을 포함해 벌써 다섯 번째 특검법이 발의되면서 여야가 22대 국회 개원 직후부터 정쟁에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 정치검찰 사건조작 특별대책단(대책단)은 이날 국회에서 대북송금 특검법 발의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특검법은 검찰의 잘못된 수사 관행을 바로잡고 검찰을 국민 품으로 돌아오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검찰의 잘못된 수사 방식에 대해 특별검사가 수사하도록 하는 대한민국 최초 특검법"이라고 밝혔다.
대북송금 특검법은 전 서울중앙지검장이자 대표적 반윤석열계(반윤계) 검사로 꼽혔던 이성윤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민형배 대책단장은 "검찰은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를 회유·압박해 당 대표인 이재명 전 경기지사를 끌어들이려고 했다"며 "정치검찰의 사건조작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대북송금 특검법을 발의한 것)"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검찰이 이재명 대표를 표적수사할 목적으로 쌍방울그룹 주가조작 사건을 대북송금 사건으로 둔갑시킨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이 정부·여당을 겨냥해 발의한 특검법은 이번 국회 들어 세 번째다. 민주당은 국회 개원과 동시에 당론 1호 법안으로 모든 의원이 동참한 채상병 특검법을 발의해 대통령실과 국방부의 해병대원 순직 사건 은폐 의혹을 겨냥했다. 또 이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7대 의혹에 더해 공무원의 무마·은폐 등 직무유기, 직권남용 등 의혹을 수사 대상으로 하고 100여 명의 수사 인력을 투입하는 내용을 담은 김건희 특검법을 발의했다.
조국혁신당 역시 당론 1호 법안으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을 겨누고 있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를 겨냥한 특검법을 발의하며 맞섰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정숙 여사를 둘러싼 의혹들에 대한 진상조사, 실체 규명을 위해 그간에 제기된 의혹들을 총망라하고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사건들도 수사 대상으로 하는 김정숙 종합 특검법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앞서 여당은 김정숙 여사의 2018년 인도 순방을 둘러싼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해왔다. 당시 인도 타지마할 방문 일정이 추가되며 2000만원의 비용이 더 발생했다는 의혹이 대표적이다. 여당은 또 김정숙 여사가 인도 순방 당시 사용된 기내 식비 6000만여 원이 비정상적인 규모라고 공격하고 있다.
국민의힘까지 특검 정쟁에 합류하자 야권은 물론이고 당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성일종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모든 것을 특검으로 하자고 그러면 검찰, 경찰 등 사법기관이 왜 있어야 하겠나. 수사하면 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개혁신당도 여당의 김정숙 특검을 겨냥해 윤석열 정부의 해외 순방 자료를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윤석열 정부의 모든 순방 관련 비용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한다면,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 비용을 조사해보고 잘잘못을 따지는 것도 해볼 만하다"며 "전직 대통령 부부야 이제 퇴임했지만 현직 대통령은 현재진행형이니까 문제가 있으면 바로잡아야지요"라고 글을 올렸다.
해병대원 순직 사건과 관련된 논란도 갈수록 확산하고 있다. 조국혁신당은 해병대원 순직 사건과 관련해 이날 윤 대통령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원내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작년 8월 2일 개인 휴대전화로 세 차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장시간 통화한 건 윤 대통령이 직권을 남용해 수사 외압을 행사했다는 매우 강력한 직접 증거"라고 주장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윤 대통령의 수사 관여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수사권 없는 해병대 수사단이 군사법원법에 맞지 않게 혐의자를 많이 만들었으니 바로잡으라고 대통령이 야단을 친 게 아니겠냐'고 말했다는 한겨레 보도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수사 중인 사안은 언급하지 않는다는 것이며 공수처와 경찰의 수사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곽은산 기자 / 신유경 기자 / 박자경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尹 “포항 앞바다서 최대 29년치 천연가스·4년치 석유 발견” - 매일경제
- “포항 앞바다에 석유 가스 매장 가능성”…尹 한 마디에 훨훨 나는 에너지株 - 매일경제
- “날 놀리려고 내 옷을 강제로”…日여자 어린이들이 제거해달라는 ‘이것’ - 매일경제
- “대구 최고 미녀 김태희”…미스 대구 ‘쉬메릭 진’ 뽑혀 - 매일경제
- “하루 5시간 5주 근무에 155만원”…서울시가 뽑는 ‘꿀알바’는? - 매일경제
- “딸 자식 잘 키워야지”…‘밀양 여중생 성폭행’ 가해자 엄마 한 말 ‘경악’ - 매일경제
- 이준석 “여당서 ‘김정숙 특검법’ 발의?…두 글자로 줄이면 ‘쌩쇼’” - 매일경제
- 26세 연하女와 결혼한 93세 재벌...의붓딸은 첼시 前구단주의 전부인 - 매일경제
- [속보] 멕시코 대선, 셰인바움 첫 여성 대통령에…출구조사 58% 득표 - 매일경제
- “선수단 분위기 수습+목표 이뤄줄 최적의 역량 갖춰” 독수리 군단 부름 받은 김경문 감독 “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