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업튀’의 S자 목걸이, 군번줄 같다고요?”[편파적인 디렉터스뷰]
1. ‘화제의 S자 목걸이’ 그 정체는 무엇이었나?
2. 시청률을 뚫고 나온 화제성의 이유는?
3. 로맨스와 코미디, 스릴러는 어떻게 합쳐졌나?
“아니, 과연 어떤 사랑을 하셨기에…?”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대뜸 나온 질문이었다. 세 번의 죽음과 시간 여행으로도 끊을 수 없었던 인연 그리고 사랑. 그 사이를 촘촘하게 채운 웃음과 긴장감. ‘선재 업고 튀어’는 이 형언할 수 없는 사랑의 에너지로 수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렇게 손에 잡힐 듯한, 마음에 저미는 듯한 사랑을 그려낸 제작진의 수완에 궁금증이 생길 수밖에 없다. 원작 ‘내일의 으뜸’을 쓴 김빵 작가의 필력도 있었지만, 이시은 작가는 이 설정을 훨씬 세분화하고 감정을 정밀화했으며, 멜로는 윤종호 감독 그리고 코미디는 김태엽 감독의 연출로 결을 다르게 했다. 이들이 생각하는 솔(김혜윤)과 선재(변우석)의 사랑은 무엇이었을까.
■ 쟁점 1. ‘화제의 S자 목걸이’ 그 정체는 무엇이었나?
극 중 주인공 임솔은 자신의 최애 아이돌이었던 ‘이클립스’ 류선재가 어느 날 불의의 죽임을 당하자 좌절하던 중 시계의 불가사의한 힘으로 과거로 돌아간다. 그렇게 10대 시절로 돌아갔다가 또 한 번 사고를 목격한 솔은 다시 20대로 돌아갔다. 그렇게 다시 마음을 확인한 두 사람, 선재는 솔에게 생일선물이라며 목걸이를 준다.
그런데 이 목걸이가 말썽(?)이었다. ‘솔’의 이니셜 ‘S’가 크게 박힌 이 목걸이는 시청자들에게 ‘군번줄이냐’ ‘인식표냐’는 당황스러운 반응을 끌어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제작진도 마찬가지였다.
“시안은 여러 가지가 있었어요. 둘의 징표였던 우산 모양도 있었고, ‘S자’ 이니셜도 그중 하나였죠. 그런데 둘이 서로 어울려야 했기에 우산은 선재가 하긴 애매했죠. 둘의 이니셜인 ‘S’로 하자고 하고 참고 이미지도 보여드렸습니다.”(이시은 작가)
“아시다시피 드라마에 PPL(간접광고)가 없어서 제작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미술팀에서 참고 시안을 주셨는데 예뻤어요. 그걸로 봤을 때는 예뻤죠. 그런데 실제로 보니 ‘뭐야?’하는 말이 저절로 나왔죠. 알이 작았다면 그 정도는 아니었을 텐데 조정하기엔 너무 시간이 늦었죠. 그냥 저를 설득하면서 ‘좋아해 주시는 분은 좋아해 주실 거야’라고 생각하고 말았네요.”(윤종호 감독)
■ 쟁점 2. 시청률을 뚫고 나온 화제성의 이유는?
‘선재 업고 튀어’는 드라마의 흥행에 있어 과연 어떤 수치가 그 척도가 되는지 새로운 논의가 가능해진 작품이었다. 왜냐하면 전통적인 화제성의 수치인 시청률에서는 5~7%대에 그쳐 두 자릿수도 기록하지 못했지만, 실제 여론은 달랐기 때문이다.
각종 화제성 수치는 모두 장악했고, OTT 플랫폼 티빙의 유료가입기여지수 역시 유례없었다. 주인공 특히 선재 역 변우석의 인기가 높아, 그의 첫 팬미팅에는 9000여 명 정원에 70만명이 몰리는 대성황을 이뤘다.
“사실 초반에는 속상할 정도로 반응이 안 올랐던 건 사실이에요. 그래서 화요일, 수요일 아침에 시청률 확인을 할 때는 기운 빠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타겟 시청률이나 각종 화제성 지표를 목표 이상으로 올라가는 결과를 받았어요. 아무래도 주말 육아하시는 분들은 힘든 주말일 수 있잖아요. 월요일이 힘든 날인데 그 시간대 집에서 TV를 못 보실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퇴근도 어렵고, 밀린 일도 하시고요.”(윤종호 감독)
“여러가지 새로운 화제를 남겼는데 그중 하나인 것 같아요. 여러 가지 의미에서 시대가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한 가지 사례가 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콘텐츠의 소비 방식이 바뀌는 의미 있는 선례로 ‘선재 업고 튀어’를 꼽을 수 있어 영광입니다.”(김태엽 감독)
■ 쟁점 3. 로맨스와 코미디, 스릴러는 어떻게 합쳐졌나?
‘선재 업고 튀어’의 매력은 복합장르로서의 그것에도 있었다. 기본적으로는 시간을 넘나드는 두 남녀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였지만 청춘물의 껍질을 쓰고 있어 진득하다기보단 청량하고 상큼했다. 거기에 적재적소에 각종 오마주와 패러디를 대동한 코미디가 있었다.
거기에 김영수(허형규)의 등장 이후 짙어진 스릴러의 코드도 있다. 비록 시간을 거슬러 가며 솔을 쫓고, 살해시도에 이렇다 할 이유가 없었던 탓에 ‘스릴러 장르를 개연성 없이 그저 긴장감을 위해 전시했다’는 비판도 받았지만, 매번 솔과 선재가 죽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은 드라마 팬덤인 ‘(솔선)수범이’들을 계속 가슴 떨리게 했다.
“영수 캐릭터에는 사실 서사를 주고 싶지 않았어요. 그저 ‘솔선’의 운명 자체라 생각했죠. 사랑이 이뤄질 수 없게 하는 운명이요. 감독님이 로맨스물에 맞게 잔인하지 않게 보완해주셨습니다.”(이시은 작가)
“저는 코미디 연출이 어려워서 멜로 부분을 주로 맡았습니다. 작가님의 대본이 로맨스의 서사도 좋지만, 코미디가 살아있어요. 김태엽 감독님이 코미디를 좋아하시는데 저희의 다른 성향이 잘 어우러졌어요.”(윤종호 감독)
“윤 감독님은 멜로를 너무 잘하세요. 이 작가님도 코미디 대본을 좋아하시고요. 두 분의 좋은 점을 잘 살려드리고 싶었어요. 대본에 있는 코미디를 훼손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성공적이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가장 핵심인 서사와 감정을 헤치지 않는 선에서 코미디가 기능해야 했죠.”(김태엽 감독)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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