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발진·비행기 사고 등 반도체 오류 잡는다…원자력연 양성자가속기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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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우주방사선은 자동차 급발진이나 비행기 사고, 통신중계기 고장, 전자투표 결과 오류 등 다양한 영역에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는 "방사선(중성자·양성자)이 반도체에 영향을 줘 오작동이나 영구적 손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고, 반도체 집적도가 증가할수록 미세한 방사선에도 큰 영향을 받는다"며 "앞으로 자율주행차나 플라잉카, 드론택시, 슈퍼컴퓨터 등 고성능 반도체가 적용된 첨단산업 제품이 증가할수록 중성자에 의한 반도체 오작동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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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 영향평가 수요 급증…하반기 24시간 빔서비스 운영
"대기·우주방사선은 자동차 급발진이나 비행기 사고, 통신중계기 고장, 전자투표 결과 오류 등 다양한 영역에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경북 경주시에서 만난 이재상 한국원자력연구원 양성자과학연구단장은 우주방사선에 의한 소프트웨어 오류 사례를 설명하며 이 같이 밝혔다. 지상에서 '원인 불명'으로 발생하는 전자부품 오작동 사례의 실제 원인이 대기·우주방사선 때문일 수도 있다는 것.
그는 "방사선(중성자·양성자)이 반도체에 영향을 줘 오작동이나 영구적 손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고, 반도체 집적도가 증가할수록 미세한 방사선에도 큰 영향을 받는다"며 "앞으로 자율주행차나 플라잉카, 드론택시, 슈퍼컴퓨터 등 고성능 반도체가 적용된 첨단산업 제품이 증가할수록 중성자에 의한 반도체 오작동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자력연 양성자과학연구단은 이 같은 문제를 잡기 위해 양성자가속기를 가동 중이다. 연구원이 보유 중인 양성자가속기는 약 10년 동안의 방사선량을 단 1초 만에 조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최대 10만 년의 반도체 내 소프트 에러 발생율을 확인하는 게 가능하다.
양성자가속기 시설은 2.5m 두께의 콘크리트 문으로 된 방사선 차폐벽을 열어야 들어갈 수 있었다. 내부는 고주파·선형 가속장치, 빔라인, 표적실 등으로 구성돼 있었다. 터널 규모만 약 100m, 가속기는 75m에 달했다.
경주 양성자가속기는 세계 3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10mA 이상급 대전류 가속기다. 암 치료용 동위원소를 생산하거나 방사선 육종에 활용한다. 최근에는 발사체, 위성 등을 구성하는 반도체 오류를 잡는 데에도 쓰이고 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이 주고객이다.
실제 2008년 호주 콴타스 항공 비행기 비상 착륙 사고의 경우, 호주 교통안전국 조사 결과 대기·우주방사선으로 인한 소프트웨어 에러가 잠재적 원인 중 하나로 거론되기도 했다. 2009년부터 발생한 미국 내 토요타 자동차 급발진 사고의 경우에도 같은 분석 결과가 제시돼 자동차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이재상 단장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방사선 영향평가 수요가 급증해 현재 가속기 시설 사용 경쟁률이 3분의 1을 넘어서고 있다"며 "이러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에는 24시간 빔서비스 운영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성자과학연구단은 지난해 9월 국내 최초로 인공위성 등 우주 장비·부품 개발을 위한 '우주환경모사장치'도 구축했다. 우주비행체 표면과 부품 등에 영향을 주는 양성자 빔 조사를 통해 우주·항공용 반도체를 사전 검증하는 게 목표다.
이재상 단장은 "양성자가속기를 통해 국내 반도체 방사선 영향평가 기반은 마련했으나 추후 200MeV까지 성능을 확장할 예정"이라며 "향후 해외에 의존하는 최종 반도체 실증 시험을 국내에서 완료함으로써 세계 반도체 시장 선점과 기술우위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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