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차세대 AI칩 '루빈' 첫 공개
"매년 새 AI 전용칩 선보일 것
한계 뛰어넘어 AI 생태계 장악"
6세대 HBM 최대 12개 탑재
삼성·SK 경쟁 치열해질 듯
AMD '엔비디아 킬러' 자처
"성능 더 뛰어난 칩 내년 공개"
인공지능(AI) 칩 선두 기업인 엔비디아가 차세대 AI 그래픽처리장치(GPU)인 '루빈'을 최초 공개했다. 엔비디아는 AI 칩 플랫폼 '블랙웰'이 양산되기도 전에 다음 세대 플랫폼 출시 계획을 밝히면서 시장지배력 강화에 나섰다. 2026년 출시될 루빈에는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가 탑재될 전망이다. 엔비디아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 반도체 회사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젠슨 황 엔비디아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2일 대만 국립타이베이대 스포츠센터에서 '타이베이 컴퓨텍스 2024' 기조연설을 통해 루빈을 소개했다. 타이베이 컴퓨텍스는 36개국 1500개 기술·제조업체가 참가하는 글로벌 정보기술(IT) 전시회로 전야제 성격의 이날 행사에는 6500여 명이 몰렸다.
황 CEO는 "엔비디아는 AI와 가속 컴퓨팅 분야의 혁신으로 가능성의 한계를 뛰어넘고 차세대 기술 발전의 물결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엔비디아는 고성능 GPU 블랙웰을 기반으로 한 AI 칩 B100을 내놨다. 2년 전 발표한 '호퍼(Hopper)' 기반의 H100보다 데이터 처리속도가 2.5배 빠르다.
기존 엔비디아는 2년 단위로 신제품을 도입해 왔지만 이날 황 CEO는 제품 출시 시기를 절반인 1년으로 단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매년 AI 전용 칩을 도입해 경쟁사들의 시장 진입을 막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황 CEO는 "엔비디아의 리듬은 1년 주기"라며 "기본 철학은 전체 데이터센터 규모를 구축하고 1년 주기로 구성 부품을 판매하며 모든 것을 기술의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곧 블랙웰 GPU의 플랫폼을 정식 운영하고 2025년에는 블랙웰 울트라 버전을 공개할 예정이다.
특히 황 CEO는 2026년부터 차세대 GPU인 루빈을 양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루빈이라는 이름을 황 CEO가 공식적으로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루빈은 곧 출시될 블랙웰의 뒤를 이을 플랫폼이다. 루빈은 새로운 GPU, 새 ARM 기반 중앙처리장치(CPU)인 베라, NV링크 6, CX9 슈퍼NIC 등을 탑재한 고급 네트워킹이 특징이다. 블랙웰과 마찬가지로 2027년에는 루빈의 울트라 버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루빈 GPU에는 6세대 HBM인 HBM4가 탑재될 예정이다. 대만 언론은 루빈 GPU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의 3㎚(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 제품이 채택될 것이라면서 루빈은 HBM4를 사용하는 최초의 GPU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엔비디아의 로드맵은 국내 반도체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HBM은 적층 난도에 따라 1세대(HBM)-2세대(HBM2)-3세대(HBM2E)-4세대(HBM3)-5세대(HBM3E) 순으로 개발돼 왔다. 엔비디아는 루빈 GPU에 HBM4 8개, 루빈 울트라 GPU에 HBM4 12개를 탑재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루빈 출시 시점에 맞춰 HBM4 기술 개발과 양산을 끝내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애초 2026년에 HBM4를 양산하는 로드맵을 세웠지만 시기를 앞당기는 것으로 조정했다. 삼성전자도 내년에 HBM4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엔비디아와 AMD 간 경쟁도 눈길을 끈다. 리사 수 AMD CEO는 3일 타이베이 컴퓨텍스 기조연설자로 나서 내년에 출시하는 차세대 AI 칩 'MI350'은 엔비디아의 블랙웰 B200보다 1.2배 뛰어난 성능을 낼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날 수 CEO는 삼성전자의 HBM3E 탑재 가능성이 높은 차세대 AI 가속기 'AMD 인스팅트 MI325X'도 공개했다. 삼성전자와 AMD가 HBM 분야 협력으로 '엔비디아·SK하이닉스' 연합에 대항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승주 기자 /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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