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에너지 정책 '오답노트'

한우람 기자(lamus@mk.co.kr) 2024. 6. 3.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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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상위권 수험생들이 점수를 올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오답노트를 작성하는 일이다.

한국이 후진 농업국가에서 선진 제조 강국으로 도약한 가장 큰 원동력 중 하나는 모범적인 에너지 정책이었다.

부존 자원이 빈곤한 나라에서 효율적인 에너지원인 원자력발전 등을 통해 제조업에 필요한 에너지 공급 기반을 만들어내는 것은 물론,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저렴한 전기료로 이를 공급해내는 괴력까지 발휘했다.

에너지 정책 오답노트에 적어둬야 할 내용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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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상위권 수험생들이 점수를 올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오답노트를 작성하는 일이다. 시험 문제 대부분의 정답을 맞힐 능력은 갖고 있으니, 오답을 줄이는 것이 성적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사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한국이 후진 농업국가에서 선진 제조 강국으로 도약한 가장 큰 원동력 중 하나는 모범적인 에너지 정책이었다. 부존 자원이 빈곤한 나라에서 효율적인 에너지원인 원자력발전 등을 통해 제조업에 필요한 에너지 공급 기반을 만들어내는 것은 물론,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저렴한 전기료로 이를 공급해내는 괴력까지 발휘했다. 에너지 공급을 폭발적으로 늘리는 과정에서 대기오염도 최소화했다.

하지만 전 정부는 에너지 선진국 대한민국을 탄소중립 낙제생이라 평가절하했다.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며 산업혁명 이후 수백 년간 막대한 탄소 배출을 통해 경제 발전을 이뤄낸 선진국에 들이대는 잣대를, 전후 불과 60여 년 만에 경제 발전을 이뤄낸 한국에 들이댔다.

문제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현실이 아니라 '낭만'에 기초해 설정했다는 점이다. 멀쩡한 공장이 생산을 멈춰야 가능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설정한 것도 모자라, 태양광발전 등으로 이를 충당하겠다는 낭만. 그 낭만이 대한민국 곳곳을 '흉물' 태양광패널로 뒤덮었다. 탈원전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런 헛된 꿈에서 전 세계는 진작 깼다. 미국, 일본, 유럽 등 탈원전을 표방하던 국가들이 원전 건설을 재개하고 있다.

특히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인공지능(AI)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어 무탄소 에너지원인 원전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물론 원전의 위험성은 문제다. 하지만 위험성을 현저히 낮춘 소형모듈원자로(SMR)라는 대안이 있다. 미국은 오랜 기간 원전 건설을 중단하다 보니 설계 기술은 갖고 있지만 제작 기술자 씨가 말라 다른 나라에 하도급을 줘야 할 판이라고 한다. 에너지 정책 오답노트에 적어둬야 할 내용들이다.

[한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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