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이코노미스트] 룰루 프라이, 고등교육 100년 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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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간된 '정동의 봄'이라는 책은 한국 여성들의 개화를 위해서 25세의 나이에 한국에 왔던 한 여성, 룰루 프라이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 국가의 운명은 인재를 양성하는 일에 달려 있다는 것과 한국 여성들을 고등교육을 받은 인재로 키우는 것이 한국의 발전을 위해 필수적인 일이라는 신념이 룰루 프라이가 가졌던 고등교육 100년의 비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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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앞서간 비전 덕분에
지금의 한국사회 발전 가능
세계가 한국 주목하는 지금
고등교육 비전 다시 쓸 때
최근 발간된 '정동의 봄'이라는 책은 한국 여성들의 개화를 위해서 25세의 나이에 한국에 왔던 한 여성, 룰루 프라이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룰루 프라이는 1893년 25세의 나이로 한국에 와서 27년간 한국 여성들의 개화를 위해 헌신하였고, 1919년 미국으로 안식년을 떠난 뒤 2년 후인 1921년 미국에서 암으로 사망하였다. 고향 벨폰테인 공동묘지에 안장된 룰루 프라이의 묘비에는 'Founder and First President, Ewha University for Women'이라고 쓰여 있다.
1907년 이화학당 제4대 당장으로 취임한 룰루 프라이는 1910년에 대학과(대학교)를 처음으로 만들었다. 당시 여성을 위한 대학의 설치는 시기상조라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물론 선교사들 사이에서도 극심한 반대가 있었다. 그러나 룰루 프라이는 고등교육이 여성의 개인적 발전뿐만 아니라 국가와 사회 발전에 이바지하리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한 국가의 운명은 인재를 양성하는 일에 달려 있다는 것과 한국 여성들을 고등교육을 받은 인재로 키우는 것이 한국의 발전을 위해 필수적인 일이라는 신념이 룰루 프라이가 가졌던 고등교육 100년의 비전이었다.
룰루 프라이가 대학과를 처음 만들었던 1910년 한국은 낙후되고 작고 가난했던 한 나라에 불과했으며, 일본에 의해 강제로 합병되어 자신의 언어조차 사용하지 못하고 성씨마저 일본식으로 바꿔야 했던 국가의 자격조차도 잃어버린 나라였다. 그런 나라에서 여성들에게 대학의 고등교육을 하는 것을 모두가 반대했지만 룰루 프라이는 이러한 여성들을 통해서 사회의 중산층이 형성되고 사회가 발전하는 초석이 된다는 것을 굳게 믿고 이 비전을 실현하였던 것이다.
지금 한국은 전 세계인들이 가장 가보고 싶어 하는 나라가 되었다. 전 세계인들은 K드라마·영화에서 보았던 그리고 전 세계를 휩쓰는 K팝의 본고장인 한국의 도시를 찾아 문화와 음식을 직접 체험해보기를 너무도 갈망한다.
지금으로부터 114년 전인 1910년 룰루 프라이가 한국 여성들을 처음으로 대학 교육을 통해 사회의 인재로 양성하는 고등교육의 비전을 가졌다면, 그로부터 100여 년이 지난 지금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나라가 되고, 전 세계인들이 가장 가보고 싶은 나라가 된 대한민국에는 새로운 고등교육 100년의 비전이 너무도 절실하다.
세계 10대 선진국 반열에 오른 지금, 우리나라의 고등교육은 아직도 과거의 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이제 대한민국도 우리의 대학들을 세계적인 명문 대학으로 만들 수 있는 국가적 지원과 고등교육에 대한 국가 비전을 만들어야 한다. 지난 15년간 지속된 '반값 등록금' 정책으로 대학 예산은 형편없이 줄어들었고, 대학에서 연구를 하는 석사와 박사들에게 생활비는커녕 등록금도 대주지 못하는 지금의 시스템으로는 세계적인 명문 대학이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일은 불가능하다. 대한민국에서도 노벨상을 받는 연구자들이 나오고 대한민국의 대학을 졸업한 인재들이 세계를 이끌어가는 인재가 될 수 있도록 새로운 고등교육 100년의 비전이 필요하다.
룰루 프라이가 우리나라 여성들에게 고등교육의 기회를 만들어주기 위해서 대학을 설립한 것이 114년 전에 아무도 엄두를 내지 못했던 일이라면, 지금 대한민국의 고등교육에서도 아무도 엄두를 못 낼 정도의 대담한 도전과 변화가 필요하다. 룰루 프라이가 했던 말처럼 '한 국가의 운명이 인재를 양성하는 것에 달려 있다면 우리의 모든 시간과 자본을 투자해서 새로운 고등교육의 기회를 부여해야 하지 않겠는가'.
[한상만 성균관대 대학원장, 前 한국경영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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