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심장 메시지 남긴 이원석 “檢, 소금 역할 못하면 결국 버림받는다”

이혜영 기자 2024. 6. 3.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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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검찰총장이 대검찰청 전입 검사들 앞에서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남겼다.

검찰 고위직 인사를 놓고 법무부 장관과 긴장 관계에 놓였던 이 총장은 검사들에게 '사사로움' 없이 '소금'처럼 국가와 검찰을 위해 일해달라는 당부를 남겼다.

이 총장과 박 장관의 갈등이 표출되자 4년 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인사에 반발하며 청와대 및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정면충돌 했던 것과 '데자뷔'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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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장, 대검 전입 검사들에 “공동체 부패 막는 역할 해달라”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노여워말라” 푸시킨 시 낭송도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이원석 검찰총장이 6월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대검 전입인사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원석 검찰총장이 대검찰청 전입 검사들 앞에서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남겼다. 검찰 고위직 인사를 놓고 법무부 장관과 긴장 관계에 놓였던 이 총장은 검사들에게 '사사로움' 없이 '소금'처럼 국가와 검찰을 위해 일해달라는 당부를 남겼다. 

이 총장은 3일 서울 서초구 대검에서 열린 전입 인사 행사에서 검사들을 향해 '직업'을 자리를 뜻하는 '직(職)'과 일을 뜻하는 '업(業)'으로 나눈 뒤 "두 음절 중 어디에 방점을 찍느냐에 따라 큰 차이로 귀결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자리를 얻으려는 욕심에 '업'을 하게 되면 사사로움이 개입되어 자신과 검찰과 국가를 망치게 된다"면서 "소금이 짠맛을 잃는 순간 가치 없는 광물에 지나지 않는 것처럼, 검찰이 공동체의 부패를 막고 사람의 몸에 필수적인 소금 역할을 제대로 다하지 못한다면 결국 쓸모없이 버림받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주어진 자리에서 오로지 국민을 섬기는 자세로 소금과 같이 제 몸을 녹여 국가를 위한 검찰의 책무와 소명을 다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이 총장은 성폭력·스토킹·전세사기 등 민생 침해 범죄에 대한 엄정 대응을 주문했다. 그는 "국민이 집에서, 직장에서, 학교에서, 길거리에서 평온한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총장은 행사 말미에 "여러분이 하루하루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기를 소망한다"며 러시아 시인 알렉산드르 푸시킨의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를 읽어내렸다.

시는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슬픔의 날을 참고 견디면, 머지않아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있는 것, 현재는 항상 슬픈 것. 모든 것은 한순간에 지나가고, 지나간 것은 그리워지나니"라는 내용이다.

이날 전입한 검사들은 지난달 29일 단행된 검찰 중간 간부 인사 발령 대상자다. 인사에서는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수사를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 1·4차장 검사가 새로 임명됐다. 해당 수사를 진행해 온 담당 부장검사들은 유임됐다.

이 총장은 중간 간부 인사에 앞서 지난달 16일 송경호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1~4차장이 모두 물갈이되고, 대검 참모진까지 대규모 교체되자 "인사는 인사, 수사는 수사대로"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과 인사 시기 및 규모를 놓고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진 이 총장은 인사와 관련한 질문에 '무거운 침묵'으로 반발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이 총장과 박 장관의 갈등이 표출되자 4년 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인사에 반발하며 청와대 및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정면충돌 했던 것과 '데자뷔'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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