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영화지만 남편처럼 따뜻한 가족이야기"
극중 어린 딸에게 죽음 숨기려
AI로 자신 복원 의뢰한 엄마役
가상 세계서 가족의 의미 그려
김태용 감독과 결혼 후 첫 협업
"끊임없이 공부하는 모습 존경
아빠로서는 못 말리는 딸 바보"
"그동안 우리가 봐왔던 인공지능(AI) 관련 영화는 어둡고 폭력적인, 좀 무서운 성향도 있었는데 '원더랜드'는 그렇지 않고 따뜻하다는 게 다른 점인 것 같아요. 김태용 감독님의 삶에서 나타나는 진실됨과 따뜻함, 희망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5일 개봉하는 영화 '원더랜드'의 주연 배우 탕웨이는 3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공동 인터뷰에서 남편인 김태용 감독과 영화 '만추'(2011) 이후 10여 년 만에 처음 협업한 이번 작품에 대해 이렇게 소개했다. 두 사람은 '만추'에서 감독과 배우로 만나 연인으로 발전했고, 2014년 결혼한 뒤 2016년 딸을 얻었다. 탕웨이는 "개봉이 얼마 안 남아 긴장되면서도 설렌다. 아마 김 감독님도 마찬가지일 거다. 많이 기다렸으니까"라며 "개인적으로도 작품이 정말 좋았다. 관객분들이 각양각색 이야기에 공감하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원더랜드'는 죽은 사람을 AI로 복원하는 '원더랜드' 서비스가 일상이 된 세상에서 가상세계를 통해 그리운 가족과 다시 만나 일상을 나누는 사람들을 둘러싼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탕웨이는 어린 딸에게 자신의 죽음을 숨기기 위해 자신을 AI로 복원하도록 의뢰한 여성 '바이리'를 연기했다. 사고로 의식을 잃고 누워 있는 '태주' 역의 배우 박보검과 남자친구를 우주인으로 복원해 일상을 나누는 '정인' 역의 배수지, 이들을 위해 원더랜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해리' 역의 정유미, '현수' 역의 최우식 등과 호흡을 맞췄다. 바이리 엄마 역을 맡은 홍콩 유명 배우 니나 파우를 직접 섭외한 것도 탕웨이다.
김 감독이 2016년 각본을 처음 쓰기 시작했을 당시부터 쭉 지켜봐왔다는 탕웨이는 "김 감독님은 '원더랜드'의 시나리오를 작품을 촬영할 때까지 계속해서 발전시켰다"며 "시나리오를 쓰는 동안 AI와 세상이 빠르게 변하면서 예전에는 불가능했던 일이 가능해지기도 했고, 그 안에서 김 감독님은 인물의 관계를 어떻게 표현할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했다"고 전했다.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의 의미를 되새기는 이번 작품이 김 감독 삶과 닮아 있다고 밝힌 그는 "남편의 가족은 서로 정말 끈끈하고 화목하다"며 "외동이었던 저도 결혼해 한국에서 살면서 그런 대가족의 모습을 부러워하게 됐다"고 말했다.
AI로 복원된 'AI 바이리'를 연기한 것과 관련해 탕웨이는 "주로 휴대폰을 보면서 옥색 배경(그래픽 작업에 필요한 배경)에서 혼자 상상하며 연기를 해야 했고, AI 바이리는 실제 사람처럼 부족함이 있거나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캐릭터라서 표현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면서도 "이전에는 해보지 않은 연기였던 만큼 재미있기도 했다"고 밝혔다. 실제 엄마가 된 이후 엄마 연기를 한 것에 대해서는 "과거에 엄마가 되기 전 잘 모르고 했던 엄마 연기는 굉장히 비현실적이었던 것 같다"며 "아역 배우를 대할 때도 아이를 지켜야 한다는 마음으로 좀 더 신중하게 임하게 됐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은 장면으로는 극중 가상세계에서 '태주'와 '정인'이 우쿨렐레를 연주하면서 함께 노래하는 신을 꼽았다. 탕웨이는 "누가 봐도 그 장면은 판타지이고 현실과 너무나 거리감이 느껴지는 광경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 짧은 시간에 현실적으로 와닿는 경험을 했다"며 "물론 이것이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진 물거품 같은 것일 수도 있겠지만, 매우 좋을 때 우리가 '시간이 여기서 멈췄으면 좋겠다'는 느낌을 받는 것처럼 아름다운 장면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탕웨이는 시종일관 남편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감독으로서 남편은 제가 우러러볼 수 있는 매우 존경스러운 존재다. 호기심이 강해 어떤 궁금증이 생기면 계속 공부를 한다. 저도 호기심이 무척 강해 처음 남편을 알게 됐을 때부터 둘 사이에 공통 화제가 생기면 끊임없이 계속 얘기를 나누곤 했다"며 "집에서 아빠로서의 남편은 못 말리는 '딸바보'"라며 "엄마 입장에서는 딸에게 너무 관대한 아빠가 조금 피곤하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끝까지 참을성 있게 아이 이야기를 들어주는 점이 정말 놀랍다"고 했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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