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근대건축자산 ‘후카미 단무지 공장’ 사라졌다

이승욱 기자 2024. 6. 3.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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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건축자산으로 인정받은 인천 중구 '후카미 단무지 공장' 건물이 당국의 무관심 속에 최근 철거된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 옹진군은 지난달 초 인천 중구 전동 19-30 일대에 있던 후카미 단무지 공장 부속 건물을 철거했다고 3일 밝혔다.

앞서 옹진군은 제2장학관 공사를 진행하던 2021년에 이 공장 건물을 철거할 계획이었지만, 인천시가 보류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자 철거를 미룬 바 있다.

앞서 인천시는 2019년 근대건축자산 목록에 이 건물을 등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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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카미 단무지 공장 철거 전과 후 모습. 제2옹진장학관 앞에 있는 붉은색 건물이 후카미 단무지 공장 건물이다. 왼쪽 사진은 독자 제공

근대건축자산으로 인정받은 인천 중구 ‘후카미 단무지 공장’ 건물이 당국의 무관심 속에 최근 철거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단무지 공장은 일제강점기 이 지역에서 대규모 양조장을 운영한 후카미 도라이치라는 일본인이 1939년에 연면적 99㎡, 지상 2층 규모로 지은 건물이다. 내부에는 8∼15명이 생활할 수 있는 방 2개가 있어 당시 노동자 기숙사로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됐다.

인천 옹진군은 지난달 초 인천 중구 전동 19-30 일대에 있던 후카미 단무지 공장 부속 건물을 철거했다고 3일 밝혔다. 옹진군 관계자는 “제2옹진장학관이 2022년 개관한 뒤 정문에 있는 해당 건물에 대해 철거해달라는 학부모 민원이 많았다”며 “인천시가 보존 가치가 있는지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아 철거했다”고 밝혔다.

앞서 옹진군은 제2장학관 공사를 진행하던 2021년에 이 공장 건물을 철거할 계획이었지만, 인천시가 보류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자 철거를 미룬 바 있다. 당시 인천시는 ‘공장 건물의 역사적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인천시는 2019년 근대건축자산 목록에 이 건물을 등재하기도 했다.

이후 2년 넘게 인천시와 옹진군이 협의를 진행했지만, 보존 방법을 찾는 데 실패했다. 인천시는 지난해 인천도시공사에 이 건물을 ‘근대건축문화자산 재생사업’ 대상지로 선정해달라고 했지만, 인천도시공사는 사업 성격과 맞지 않는다며 부적합 결정을 내렸다.

이 때문에 인천시가 근대건축자산 보존을 위한 조처에 소홀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는 2019년 근대건축자산을 조사하면서 후카미 공장을 포함해 400여개 건물을 근대건축자산 목록으로 올렸지만, 우수건축자산 선정 등은 진행하지 않았다. 우수건축자산으로 등재되면 건물 수리비나 리모델링 비용 등을 지원받고, 건물을 철거할 때도 건축위원회 심의를 받아야 한다.

지역 역사학계에서는 이 건물이 건축적 가치는 적지만 역사적 가치는 크다고 평가한다. 배성수 인천시립박물관 유물관리부장은 “1940년을 전후해 태평양전쟁으로 물자가 부족해지면서 공장 신축이 어려워졌다. 그런 상황에서 군수공장이 아닌 식품공장이 세워졌다는 건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비판이 커지자 인천시와 옹진군은 “철거 전 ‘제2옹진장학관 건립 부지 기록화 용역’ 작업을 진행해 단무지 공장의 기록화 작업을 마쳤다”고 밝혔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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