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도요타·혼다 등 5개사…차량 인증받을 때 안전기준·출력 등 ‘조작’

자회사 다이하쓰 이어 도요타도 적발
국토교통성, 4일 도요타에 현장 검사
안전기준 등 광범위한 인증 조작 혐의
코롤라·야리스 일부 모델은 생산 중단

도요타그룹 인증부정 관련 기자회견 하는 토요타 아키오 회장 [유튜브 캡처]

지난해 자회사인 다이하쓰공업의 인증 비리로 곤욕을 치른 도요타가 본사 내에서도 유사한 인증 비리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도요타 외에도 혼다와 마쓰다, 스즈키, 야마하 등 총 5곳의 일본 차량 업체가 인증 조작에 연루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자동차 등을 양산할 때 필요한 인증과 관련해 도요타와 혼다 등 5곳에서 부정행위가 발각됐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국토교통성이 요구한 내부 조사에 의해 사실이 드러났으며, 이에 따라 국교성은 4일부터 도요타 등에 직접 들어가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들에게 문제가 된 것은 신차 생산 때 정부에서 받게 되는 형식 지정 관련이다. 지난해 다이하쓰와 마찬가지로 시험 차량에 부정을 저질러 인증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도요타의 경우 발각된 인증 비리는 크게 6개로 분류된다. 크라운 등에서는 에어백이 타이머로 작동하도록 해 충돌 시험에서 인증 과정을 통과했다. 씨엔타의 경우 규정과 다른 중량으로 시험 차량의 무게를 조정해 충돌시험을 실시했다.

도요타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렉서스 RX에서는 엔진 출력 시험에 있어서 원하는 출력 지표를 얻을 수 있도록 데이터를 조작했다. 또 보행자 보호 시험과 관련해서도 허위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로운송차량법에 따르면 안전기준에 적합하지 않거나 부정한 수단으로 인증을 받으면 이러한 형식 지정이 취소된다.

국교성은 부정이 있었던 차량 가운데 현재도 생산되는 6개 차종에 대해 출하 정치를 지시했다. 도요타의 경우 7개 차종에서 부정행위가 있었는데, 이 가운데 현재 판매 중인 코롤라 필더, 코롤라 악시오, 야리스 크로스 등 3개 모델에 대해 출하가 정지됐다.

국교성은 앞으로 현장 검사를 통해 부정행위의 악질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조직 체제 등에 문제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재발 방지와 함께 시정 명령 등 행정 처분이 내려진다. 행정 처분을 받게 되면 자동차 업체는 당분간 해당 차를 생산할 수 없게 된다.

생산 종료분을 포함해 64개 차종에서 부정행위가 발각된 다이하쓰는 지난해 12월에 국교성의 검사를 받아 올해 1월에 3개 차종의 형식 지정이 취소됐다. 공장에서 생산이 중단되면서 부품 업체들도 타격을 받았다.

도요타그룹 인증부정 관련 기자회견에서 사과하는 토요타 아키오 회장 [유튜브 캡처]

토요타 아키오 도요타 회장은 이날 긴급간담회를 열고 “도요타그룹의 책임자로서 고객을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마쓰다는 현행 생산 2개 차종에서는 출력 시험과 관련해, 과거 생산 3개 차종에서는 충돌 시험 차량의 부정이 발견됐다. 야마하는 현재 생산되는 차종 1개가 부적정한 조건으로 소음 시험을 실시했으며, 과거 생산된 2개 차량은 경음기 시험 성적에서 허위 기재가 있었다.

혼다는 과거 생산 22개 차종, 스즈키는 과거 생산 1개 차종에서 부정행위가 있었다고 보고했다.

국토교통성은 다이하쓰 인증 부정 사태를 계기로 완성차 메이커 등 85곳에 과거 10년간의 형식 신청에 있어서 부정 유무를 자체적으로 조사하도록 지시했다.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68개 사가 조사를 마쳤고, 도요타를 포함한 나머지 17개 사는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도요타의 아이치현 모토마치 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차량 조립 작업을 하고 있다. [도요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