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민희진 ‘밀어내기’ 발언 후에…BTS 진, 전역 행사에 앨범 상술 논란 하이브 “아뿔싸!” [SS초점]

정하은 2024. 6. 3. 17:2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방탄소년단 진. 사진 | 빅히트뮤직


[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 K팝 팬들의 분통이 또 터졌다. 1년 6개월 만에 만나는 아티스트를 향한 반가운 마음도 잠시, 이벤트에 응모하려면 앨범을 새로 사야 한다는 소속사의 공지에 설렘은 순식간에 분노로 바뀌었다.

지난 2일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 뮤직은 공식 위버스 계정을 통해 ‘2024 페스타(FESTA)’ 진 오프라인 행사 응모 기준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행사는 진이 전역하는 다음날인 13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내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팬 대상 이벤트다.

2부로 나뉘어 열리는데 1부에서 진행되는 ‘허그회’의 이벤트 응모기준이 문제가 됐다. ‘허그회’는 진이 팬 1000명을 각각 안아주는 이벤트다.

빅히트 뮤직에 따르면 이 이벤트에 응모하기 위해서는 아미(공식 팬덤명) 멤버십 회원 가운데서도 응모기간(2~6일 5일간) 내에 방탄소년단의 ‘프루프’(2022년 6월 발매) 이후 발매된 역대 솔로 앨범을 구매해야 한다.

설상가상 “주문한 앨범의 총 수량만큼 자동 응모된다”는 공지까지 내걸었다. 앨범을 많이 구매할 수록 당첨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정작 진이 발매한 솔로 앨범은 전역 직전 발표한 싱글 ‘애스트로넛’ 하나다.

하이브 사옥. 사진 | 연합뉴스


민희진 어도어 대표. 사진 |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이미 열성 팬들 대다수는 기존 음반을 구매했다. 결과적으로 중복 구매 유도라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는 최근 하이브와 갈등을 빚고 있는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폭로한 ‘밀어내기’ 와 유사한 음반 판매 방식이란 점에서 더 큰 비판에 직면했다.

‘밀어내기’는 기획사와 음반 유통사가 중간 판매상에게 음반 물량을 일부분을 떠넘겨 구매하게 하는 방식이다. 대신 판매상이 해당 음반 물량을 소진할 때까지 기획사는 그룹의 팬사인회, 영상통화 이벤트 등을 연다. 이로 인해 아티스트는 더 바쁜 스케줄을 소화해야 하고, 팬들 역시 복수의 앨범을 구매하게 되는 것이다.

팬들은 소속사의 지나친 상술이 행사 취지를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결국 빅히트뮤직은 세심하게 응모 기준을 설정하지 못했다고 사과하며 과거 위버스 샵에서 앨범을 구매한 이력이 있는 아미도 모두 응모할 수 있게끔 기준을 바꿨다.

문제는 이같은 ‘소속사의 상술’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랜덤 포토카드’나 제비뽑기식으로 굿즈를 제공하는 ‘럭키 드로우’ 등은 물론이고 팬 사인회와 영상통화, 쇼케이스 등 좋아하는 멤버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기회는 모두 앨범 구매 수량과 연동된다. 앨범 1장당 1번씩만 팬 사인회 등의 응모 기회가 주어져 당첨 확률을 높이려면 앨범을 많이 사야 하는 것이다.

일본 도쿄 시부야 길거리에 버려져 있는 세븐틴의 앨범. 사진 | X


써클차트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음반 판매량은 1억1577만 장으로 전년 대비 50% 급증했다. 기획사들은 K팝 아이돌의 인기 척도로 여겨지는 ‘초동 판매량’(발매 첫 주 판매량)을 높이기 위해 ‘마케팅’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전략을 더 치밀하게 만들고 있다.

기획사 수익에서 음반 판매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높아질수록 팬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한 아이돌 그룹 팬은 “인기 아이돌 팬사인회를 가려면 앨범 사는 데 수백만 원을 써야하는 건 팬덤의 공식처럼 됐다. 엄두도 못 내는 팬들은 음악방송이나 콘서트 등에 집중하는데 이것도 앨범을 사야 참여 자격을 주는 곳들이 많다”고 말했다.

최근 소셜미디어 엑스(구 트위터)를 통해 일본 도쿄 시부야에서 세븐틴의 앨범이 길거리에 대량으로 버려져 있는 사진이 퍼지면서 랜덤 포토카드나 팬사인회 등 이벤트 응모를 위해 앨범을 대량으로 사고 버리는 일명 ‘앨범깡’에 대한 문제가 대두되기도 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비정상적인 수준의 앨범 판매로 한국의 앨범 시장의 교란, 왜곡이 심각해졌다. 팬들을 볼모 삼아 판매량을 늘리는 건 장기적으로 봤을 때 K팝의 성장에 방해 요인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