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조기입학이 적령기 남녀 매력에 기여?” 박찬대의 ‘조세연’ 비판에 웃음 터진 이재명
이재명 대표도 “기가 막히다”…‘쪼이고 댄스’ 행사에는 “인간 능멸 아니냐”
저출산 대응책을 논한 국책연구기관 한국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 보고서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일 언급하는 대목에서 같은 당 이재명 대표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 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제258차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 도중 “‘조세연’은 생산가능인구 비중 감소 대응을 위한 재정 정책 방향 제언 보고서에서 ‘남성의 발달 정도가 여성의 발달 정도보다 느리다는 점을 고려하면, 학령에서 여성들을 1년 조기입학시키는 것도 향후 적령기 남녀가 서로 매력을 더 느끼도록 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는 박 원내대표 언급에 웃음을 참지 못한 듯 어깨를 들썩였다.
박 원내대표는 “여자아이를 1년 조기입학시키면 남녀 교제 성공률이 높아질 거라는 합리적인 근거는 당연히 제시하지 못했다”며 “남녀 교제 성공률이 높아질까? 명색이 국책연구기관인데 아무 말 대잔치를 해서야 되겠나”라고 황당해했다. 박 원내대표에 앞서 이 대표도 “연구했다니까 할 말은 없지만, 진정한 대책인지 참 기가 막히다”고 쏘아붙였다.
지난달 30일 조세연이 발간한 ‘재정포럼 2024년 5월호’의 ‘생산인구 비중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재정정책 방향에 대한 제언’에서는 여성을 1년 조기입학시키면 저출산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는 취지의 내용이 포함됐다.
보고서는 “남성의 발달 정도가 여성의 발달 정도보다 느리다는 점을 고려하면, 학령에 있어 여성들은 1년 조기 입학시키는 것도 향후 적령기 남녀가 서로 매력을 더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에 기여를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결혼을 전제한 만남과 전제하지 않은 만남을 사전적으로 구별하기는 상당히 어렵다”며 “정책 입안과 관리에서 더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 결혼비용 지원과 신혼부부 주거 지원 등 ‘결혼지원 정책’, 자녀가 없는 국민을 대상으로 한 출산 의지를 가지도록 돕는 ‘출산의지 제고 정책’, 출산 의지는 있으나 출산하지 못하는 국민을 대상으로 한 ‘난임 해결 지원 정책’ 등도 보고서에 포함됐다.
내용의 부적절성 논란이 일자 조세연은 지난 2일 보도자료에서 “원고는 연구원에서 발간하는 재정포럼의 일부”라며 “연구원 소속 연구진뿐만 아니라 외부 교수 등 전문가의 원고도 게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고 내용은 필자의 개인 의견으로 조세연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분명하게 밝힌다”며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대응할 개연성이 있는 모든 정책을 체계적으로 분류할 수 있어야 하고, 그중에서 옥석을 골라야 한다는 게 원고 요지”라고 설명했다.
서울시의 ‘정·난관 복원 시술비 지원’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한 이 대표는 국민의힘 소속 김용호 서울시의원이 참석한 ‘쪼이고 댄스’ 이름의 ‘댄조(댄스+체조)’ 행사도 “인간을 능멸하는 말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골반 근육 강화 운동인 ‘케겔운동’ 동작을 넣은 댄스 체조에 이 대표는 “이게 저출산 대책이랍시고 한 이야기”라며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지 참 기가 막히다”고 꼬집었다.
김 시의원은 같은 날 오전 현장에 온 한 언론에 “시민을 위한 건강운동이라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시작해 오는 28일까지 서울 중구 덕수궁 돌담길에서 이어질 예정이던 행사는 일부의 비판을 고려해 당분간 중지하고, 장소도 다른 곳으로 옮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의 비판에 오세훈 서울시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서울시가 저출산 핵심을 모르는 것처럼 비판하는데 정·난관 복원 지원은 잔가지 중의 잔가지”라고 반박했다. 오 시장은 “정·난관 복원 시술비가 노무현 정부 시절부터 저출산 대책으로 전국민 건강보험이 적용되기 시작한 사실을 알아보셨나”라며, 시술을 받는 이들에게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과연 이상한 정책이라 말할 수 있냐고 이 대표에게 답을 요구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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