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캐디 해주실 분~” PGA투어서 갤러리 도움 받은 반정쭝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경기를 관전 중이던 갤러리가 선수의 캐디가 되는 보기 드문 일이 벌어졌다.
3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해밀턴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캐나다 오픈 4라운드 3번 홀에서 반정쭝(대만)은 자신의 전담 캐디인 마이크 카원이 다리를 다쳐 곤란한 상황에 부닥쳤다.
언덕에서 내려오던 중 다리를 삐끗해 더 이상 골프백을 들기 어려워진 것이었다. 캐디 없이 경기를 해야하는 반정쭝은 경기를 하는 동안 동반 플레이어인 셰인 라우리(아일랜드)의 캐디 대런 레이놀즈에게 골프백을 부탁해야 했다. 라우리는 자신의 백을 들어야 할 때도 있었다.
이때 갤러리 사이에서 한 사람이 자원 봉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그는 곤란해 하는 반정쭝에게 다가가 “내가 도와줘도 되겠냐”고 정중하게 물었다. 반정쭝이 감사하며 제안을 받아들이자 그는 3번 홀(파4)부터 반정쭝의 캐디로서 변신해 골프백을 들었다. 판정쭝은 3번 홀에서 버디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는 대체 캐디가 등장한 5번 홀 2번째 샷까지 반정쭝의 골프백을 들었다.
반정쭝 앞에 슈퍼맨처럼 나타난 갤러리의 이름은 폴 에머슨(50). 그는 자신을 골프클럽 근처에 사는 ‘열성 골프팬’이라고 소개했다.
에머슨은 이날 대회 뒤 기자들과 만나 “LPGA투어가 진행한 한 프로암에서 친구의 골프백을 든 적은 있지만 오늘 같은 경험은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반정쭝은 이날 갤러리 도움을 포함해 두 차례 캐디 교체 끝에 공동 35위(3언더파 277타)로 대회를 마칠 수 있었다.
이충진 기자 h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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