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 뒤집어놓은 김선욱·조성진 '황금 선율'

정주원 기자(jnwn@mk.co.kr) 2024. 6. 3.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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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비가 지나간 강원 평창 방림면 계촌마을의 선선한 해 질 녘, 스타 피아니스트 김선욱(36)과 조성진(30)이 야외 무대 피아노 앞에 나란히 앉았다.

지난 2일 열린 계촌클래식축제의 메인 공연인 별빛 콘서트 1부 공연이 끝나고 앙코르 박수에 화답하며 깜짝 '포 핸즈' 무대를 선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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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계촌클래식축제 성황
사흘간 총 1만4천명 관람해
지휘자 겸 피아니스트 김선욱(오른쪽)과 피아니스트 조성진. 현대차 정몽구 재단

여우비가 지나간 강원 평창 방림면 계촌마을의 선선한 해 질 녘, 스타 피아니스트 김선욱(36)과 조성진(30)이 야외 무대 피아노 앞에 나란히 앉았다. 지난 2일 열린 계촌클래식축제의 메인 공연인 별빛 콘서트 1부 공연이 끝나고 앙코르 박수에 화답하며 깜짝 '포 핸즈' 무대를 선사한 것이다. 관객의 박수 소리는 즉각 놀라움의 환호로 바뀌었다. 두 사람이 각각 경기필하모닉 지휘자와 협연자로 무대에 선 것도 처음인데, 피아노 한 대를 함께 연주하는 모습까지 연출했다. 선곡은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5번. 익숙한 선율에 섬세한 연주가 활기차게 이어지자 7000여 명의 관객은 황홀한 표정으로 숨을 죽였다.

지난달 31일~이달 2일 사흘간 열린 제10회 계촌클래식축제는 이들의 무대를 끝으로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조성진과 경기필은 쇼스타코비치 협주곡 1번으로 먼저 관객을 맞았다. 조성진은 정확한 음정과 섬세한 표현으로 서정성과 유머가 섞인 곡을 소화했다. 그의 두 손은 섬세하게 건반을 쓰다듬는가 하면 허공으로 높이 떠올랐다가 중력에 이끌리듯 강하게 건반을 내리치기도 했다. 연주자들의 합도 인상적이었다. 트럼펫 독주를 이나현 경기필 수석이 맡아 피아노나 현악과 선율을 주고받는 곡의 매력을 살렸다.

김선욱과 경기필은 어둠이 깔린 후 진행된 2부에선 늦봄의 평창과 잘 어울리는 브람스 교향곡 2번을 연주했다. 부드럽고 온화한 선율이 풀 내음과 어우러지고, 애절한 대목에선 풀벌레 소리가 답하는 듯했다. 경기필은 앙코르로 헝가리 무곡 1번까지 연주하며 피날레를 장식했다. 야외 무대는 가설 무대와 확성 장치에 의존해 음향이 오롯이 전달되기 힘든 환경이었지만 연주자들은 호연을 펼쳤다.

2006년 리즈 콩쿠르에서 18세 나이로 우승했던 김선욱과 2015년 쇼팽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조성진의 무대에 인구 2000명 남짓인 평창 방림면의 작은 마을은 이날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관람객들로 들썩였다. 지역 주민을 포함해 총 1만4000여 명이 관람했다.

[평창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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