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직격탄 맞은 OK저축…건전성 관리 비상
건전성 악화에 순익 뒷걸음…당국 '부실 털기'에 전망도 암울
(시사저널=정윤성 기자)
OK저축은행의 1분기 연체율이 2%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업황 악화로 건전성 관리가 업권 공통사항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OK저축은행의 경우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부실이 크게 나빠져 특히 관심이 모인다. 금융당국의 정상화 방안으로 인해 향후 충당금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는 가운데, 업권의 PF 펀드에 참여하는 것 외엔 마땅한 돌파구를 찾기 힘든 모습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은 올해 1분기 14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76억원(60%) 감소한 수치다. 고금리 여파로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영업비용은 개선되지 않아 순익이 급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OK저축은행의 1분기 영업수익은 407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4492억원)에 비해 422억원 줄었다. 영업비용은 같은 기간 4030억원에서 4063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예수부채가 줄어들면서 이자비용은 줄었지만, 대손충당금이 발목을 잡았다. 1분기 이자비용은 1149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0% 가량 줄였다. 반면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1627억원으로 전년 동기(1099억원) 대비 48% 증가했다.
대손충당금이 늘어난 것은 건전성이 악화된 데 따른 영향이다. OK저축은행의 1분기 연체율은 8.87%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04%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비율도 7.30%에서 9.48%로 2.18%포인트 증가했다.
OK저축은행의 건전성엔 일찌감치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다. 2021년 말 3.88%이던 연체율은 2022년 말 4.93%를 거쳐 지난해 말 6.86%까지 뛰었다. OK저축은행이 저축은행권 자산 규모 2위인 점을 감았했을 때, 규모가 비슷한 경쟁사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을 보였다. 자산 1위인 SBI저축은행의 1분기 연체율은 5.59%, 3위인 한국투자저축은행은 7.36%의 연체율을 기록했다.
특히 그간 뇌관으로 지목돼 온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의 부실이 건전성에 타격을 주고 있다. OK저축은행의 1분기 부동산 PF 대출잔액은 1조261억원으로 전국 79개 저축은행 중 가장 큰 규모다. 하지만 부동산 PF 연체율은 15.33%로 지난해 동기(6.64%) 대비 2배 넘는 수준으로 치솟았다. OK저축은행의 부동산 PF 연체율은 지난해 말까지 만해도 9.20%로 한 자릿수로 관리되고 있었다.
PF 연체액 규모도 1573억원으로 가장 많다. OK저축은행 다음으로 PF 연체액 규모가 큰 한국투자저축은행(856억원)의 2배 가까운 규모다. 한 지방 저축은행은 PF 연체율이 40%에 육박하기도 하지만, 대출 규모가 50억원 수준이라는 점에서 OK저축은행이 사실상 저축은행권 PF 부실의 중심에 서있다는 평가다.
이로 인해 신용등급 강등도 피하지 못했다. 최근 한국기업평가는 PF 부실 등을 이유로 OK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한 단계 강등했다. 한기평은 지난해 5월에도 비슷한 이유로 OK저축은행의 등급전망을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부실 우려가 확산된 지 1년 만에 신용등급이 내려앉은 셈이다.
한기평은 "부동산 경기 저하가 지속하는 가운데 부동산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크고 질적으로도 열위에 있는 점이 재무건전성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사업성 평가 깐깐해진다…PF 부실 확대되나
OK저축은행은 대손충당금 적립률과 자본력, 손실흡수능력 등을 고려하면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OK저축은행은 건전성 우려가 대두되기 시작한 2022년 9월 약 6년 만에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그로부터 6개월 뒤 500억원의 유상증자를 추가로 단행하며 재무건전성 강화의 고삐를 좼다.
실제 자본적정성 지표는 나아지고 있다. 1분기 OK저축은행의 BIS 자기자본비율은 12.77%로 지난해 동기(12.06%)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저축은행의 법정 BIS 비율(8%)를 4%포인트 이상 웃돈다. 저축은행권 평균(14.69%)엔 밑돌지만, 2022년 1분기 BIS비율이 10.56%였던 점을 감안하면 2년 째 개선세를 이어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부동산 부실을 잡기 위한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올해 초 영업본부 아래 부동산금융TFT를 신설했다. 부동산 PF 대출 등의 부실을 더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당국이 부동산 PF 연착륙에 강한 의지를 보이면서 향후 건전성 악화에 따라 손실이 확대될 가능성이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당국은 부동산 PF 정상화 방안에 따라 PF 사업장에 대한 사업장 평가등급을 세분화하고 평가기준을 강화했다. 이로 인해 부실로 분류되는 PF 대출 규모가 늘어나면 충당금 부담은 물론 부실채권 정리에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다만 업권 차원에서 PF 부실 털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만큼, 향후 건전성이 제고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저축은행중앙회는 27곳의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부동산 PF 채권 정리를 위한 3500억원의 공동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지난 3월 330억원 규모로 조성된 1차 펀드에 비해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 PF 대출 규모가 가장 큰 OK저축은행도 해당 펀드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향후 참여 저축은행 확대 및 다양한 매각 구조 검토 등을 통해 추가적인 펀드 조성을 추진하는 한편 경·공매 활성화, 자체상각 등을 통해 부실자산을 조속히 정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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