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의 깜짝 발표 "영일만 앞바다에 140억 배럴 석유·가스 매장... 시추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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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3일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며 "산업통상자원부에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에 대한 탐사시추 계획을 승인했다"고 깜짝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2월 동해 가스전 주변에 더 많은 석유가스전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하에 세계 최고 수준의 심해 기술평가 전문기업인 미국의 액트지오(Act-Geo)사에 물리탐사 심층 분석을 맡겼다"며 "최근에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결과가 나왔고, 유수 연구기관과 전문가들 검증도 거쳤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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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5년 ‘상업적 개발’ 전망... 동해 가스전의 300배 넘는 규모
경제 가치는 '삼성전자 시총의 5배' 산업부 2200조 원 추정
윤석열 대통령이 3일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며 "산업통상자원부에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에 대한 탐사시추 계획을 승인했다"고 깜짝 발표했다. 이날 처음 진행한 국정브리핑에서다. 정부는 추정 매장량의 가치가 이날 기준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5배 수준(2,200조 원)이라고 밝혔다. 다만 전문가 사이에서는 실제 매장량과 경제성 등 본격 생산까지 따져봐야 할 조건이 많이 남아 있어 섣부른 장밋빛 전망은 시기상조라는 목소리가 크다.
이날 브리핑은 예고 없이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브리핑실로 내려와 "국민 여러분께 보고드린다"며 석유와 가스 매장량을 140억 배럴 규모로 추산했다. 이어 "1990년대 후반 발견된 동해 가스전의 300배가 넘는 규모이고 우리나라 사용량 기준으로 천연가스는 최대 29년, 석유는 최대 4년을 넘게 쓸 수 있는 양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심해 광구로는 금세기 최대 석유개발사업으로 평가받는 남미 가이아나 광구의 110억 배럴보다도 더 많은 탐사 자원량"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1998년 울산 남동쪽 58㎞ 떨어진 해역에서 발견된 동해 가스전(동해-1)에서 2022년까지 천연가스를 생산했다. 지금은 고갈로 가동을 멈춘 상태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2월 동해 가스전 주변에 더 많은 석유가스전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하에 세계 최고 수준의 심해 기술평가 전문기업인 미국의 액트지오(Act-Geo)사에 물리탐사 심층 분석을 맡겼다"며 "최근에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결과가 나왔고, 유수 연구기관과 전문가들 검증도 거쳤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관심은 시추 비용과 경제성이다. 윤 대통령은 향후 계획과 관련 "석유가스전 개발은 물리 탐사, 탐사 시추, 상업개발 세 단계로 진행되는데 지금부터는 실제 석유와 가스가 존재하는지, 실제 매장규모는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는 탐사 시추 단계로 넘어갈 차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소 5개의 시추공을 뚫어야 하는데 개당 1,000억 원이 넘는 비용이 들어간다"며 "세계 최고의 에너지개발 기업들도 벌써부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배석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비용에 대해 "4,500만 배럴이 나온 동해 가스전을 개발한 총비용이 1조2,000억 원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이날 발표는 해당 부처가 주도할 수도 있었지만 윤 대통령이 직접 마이크를 잡았다. 대통령실은 "(5월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계기로 특정 국정 현안이 생길 때면 윤 대통령이 직접 브리핑을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원포인트' 대국민보고 방식의 새로운 소통이라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윤 대통령과 정부의 발표 내용이 "지지율 하락세를 전환하기 위한 국면 전환용"이라고 비판했다. 이해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현재까지 진행된 물리 탐사만으로는 정확한 매장량을 추정할 수 없고, 상업성을 확보한 '확인 매장량'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려면 일반적으로 첫 탐사부터 생산까지 약 7∼10년이 소요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정부가 전망대로 충분한 매장량을 확인한다면 고통에 신음하는 민생과 경제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보이며 민주당도 국회 차원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정유업계 및 전문가들도 실제 매장량과 경제성까지 확인된 것은 아닌 만큼 상업 생산이 시작될 때까지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순일 동아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정부의 예상대로라 해도 "삼성전자 시가 총액의 다섯 배 계산은 나오기 힘들다"고 경계했다. 그는 "(이번 심해 가스전은) 실제 생산까지 이뤄진 동해 가스전 인근이고 정부 발표도 가스 비중이 훨씬 크다"며 "많은 양의 가스가 매장돼 있으면 원유보다 경제성이 다소 떨어지는 초경질유가 소량으로 함께 나오곤 하는데 이렇게 되면 휘발유 등 여러 석유 제품으로 많이 팔아 이익을 많이 내는 원유를 전제로 한 정부의 계산대로 실현될 지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원 개발은 1% 가능성만 있어도 뛰어 들고 실패하는 것이 다반사"라며 "아직 경제성이나 실제 매장량 등 구체적으로 확인된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나서 공식 발표가지 나선 것은 앞으로 작업을 진행할 관계자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나주예 기자 juye@hankookilbo.com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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