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1조 넘는 저축은행도 BIS비율 '비상'..증자·M&A 시작되나

황예림 기자 2024. 6. 3.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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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업권의 손실 흡수 능력에 비상이 걸렸다.

중소형 저축은행뿐만 아니라 자산 1조원 이상 대형사나 금융지주계열사도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금융당국 권고치 밑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생겼다.

자산이 1조8067억원인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지난해 1분기 BIS비율이 18.12%였지만 연체가 시작된 채권이 늘어나면서 BIS비율이 권고치에 가까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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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저축은행 BIS비율/그래픽=윤선정


저축은행 업권의 손실 흡수 능력에 비상이 걸렸다. 중소형 저축은행뿐만 아니라 자산 1조원 이상 대형사나 금융지주계열사도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금융당국 권고치 밑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생겼다. 자본력이 있는 모회사를 가진 저축은행은 BIS비율을 높이기 위해 증자에 나서고 있다. 증자가 여의치 않은 저축은행은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

3일 우리금융지주는 자회사인 우리금융저축은행에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기로 했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의 증자는 2021년 5월 이후 약 3년 만이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은 BIS비율을 높이기 위해 자본확충에 나선다. BIS비율은 금융사가 가진 위험 자산 대비 자기자본이 차지하는 비율로, 금융사의 손실 흡수 능력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의 1분기 BIS비율은 13.84%다.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1%보다 높긴 하지만 차이가 2.84%포인트(P)에 불과하다.

금융당국은 자산 규모가 1조원 이상인 저축은행은 11%, 1조원 미만인 저축은행은 10% 넘게 BIS비율을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자산이 1조8067억원인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지난해 1분기 BIS비율이 18.12%였지만 연체가 시작된 채권이 늘어나면서 BIS비율이 권고치에 가까워졌다. 이로 인해 시장에서는 이달쯤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전망 하향 조정이 예상됐다.

또다른 금융지주 계열이자 자산 1조원이 넘는 IBK저축은행의 경우 1분기 BIS비율이 10.35%였다. 자산 1조원 이상 저축은행에 요구되는 권고치 대비 0.65%P 낮다. IBK저축은행의 지난해 1분기 BIS비율은 11.23%로, 권고치를 겨우 넘는 수준이었다.

자산이 1조3575억원인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도 BIS비율이 10.88%로, 권고치보다 0.12%P 낮다. 지난해 1분기 12.02%였던 BIS비율은 1년 새 1.14%P 내려갔다. 이 외에도 페퍼·JT·JT친애·OSB·상상인저축은행 등 대형사들도 11%인 권고치에 근접했다. 이 5개 저축은행의 올해 1분기 BIS비율은 △페퍼 11.38% △JT 11.33% △JT친애 11.23% △OSB 12.09% △상상인 11.31%다.

저축은행 업권은 BIS비율 등을 개선하기 위해 연체 채권을 대규모로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저축은행이 가진 1360억원 규모의 연체 개인신용대출·개인사업자대출을 이달 안으로 NPL(부실채권)전문투자회사에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에 나서는 저축은행은 18개에 이른다. 이달 안으로 부실 채권이 매각되면 올해 2분기 실적에 결과가 반영된다. 중앙회는 각 저축은행의 연체율이 소폭 낮아지고 BIS비율이 개선되는 등의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도 이날부터 일부 저축은행의 연체율 관리 현황 등을 확인하고자 현장 점검에 나선다. 지난 4월 현장 점검을 받지 않은 10여개 저축은행이 대상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현장 점검을 통해 부실 채권 정리를 유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한 달 전에 점검하지 못한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현장 점검을 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중앙회 관계자는 "BIS비율이 10~11%대인 저축은행이 있긴 하지만 법정 기준치는 7~8%라 아직은 모든 저축은행이 금감원의 적기 시정 조치 대상이 아니다"며 "저축은행의 BIS비율이 더 낮아지기 전 금감원에서 증자 등 자구 계획을 제출하도록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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