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죽점퍼의 남자’ 굳히기 나섰네”…1년 앞당겨 신무기 출시한다는데
엔비디아 차세대 AI칩 ‘루빈’ 공개
신제품 출시 2년→1년으로 단축
삼성전자·SK하이닉스 경쟁 치열해질듯
젠슨 황 엔비디아 창립자 겸 CEO는 2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에 있는 국립 타이베이 대학교 체육관에서 엔비디아 컴퓨텍스 2024 기조연설을 통해 ‘루빈’을 소개했다. 타이베이 컴퓨텍스는 36개국 1500개 기술제조업체가 참가하는 글로벌 정보기술(IT) 전시회로, 전야제 성격의 이날 현장에는 6500여명이 몰렸다.
황 CEO는 “엔비디아는 AI와 가속 컴퓨팅 분야의 혁신으로 가능성의 한계를 뛰어넘고 차세대 기술 발전의 물결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엔비디아는 고성능 GPU ‘블랙웰’을 기반으로 한 AI 칩 B100을 내놨다. 2년 전 발표한 ‘호퍼’(Hopper) 기반의 H100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2.5배 빠르다.
기존 엔비디아는 2년 단위로 새로운 신제품을 도입해 왔지만 이날 황 CEO는 제품 출시 시기를 절반인 1년으로 단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매년 AI 전용칩을 도입해 경쟁사들의 시장 진입을 막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황 CEO는 “엔비디아의 리듬은 1년 주기”라며 “기본 철학은 전체 데이터센터 규모를 구축하고 1년 주기로 구성 부품을 판매하며 모든 것을 기술의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조만간 블랙웰 GPU의 플랫폼을 정식 운영하는 데 이어 2025년에는 블랙웰 울트라 버전을 공개할 예정이다. GPU는 데이터를 한 번에 대량으로 처리하는 병렬 처리 방식 반도체로 현재 AI 분야에서 주로 쓰인다.
특히 황 CEO는 2026년부터 차세대 GPU인 ‘루빈’을 양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루빈이라는 이름을 황 CEO가 공식적으로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루빈 플랫폼은 곧 출시될 블랙웰의 뒤를 이을 플랫폼이다. 루빈은 새로운 GPU, 새로운 암(Arm) 기반 중앙처리장치(CPU)인 베라, NV링크 6, CX9 슈퍼NIC 등을 탑재한 고급 네트워킹이 특징이다. 블랙웰과 마찬가지로 2027년에는 루빈의 울트라 버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같은 엔비디아의 로드맵은 국내 반도체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HBM은 적층 난도에 따라 1세대(HBM)-2세대(HBM2)-3세대(HBM2E)-4세대(HBM3)-5세대(HBM3E) 순으로 개발돼 왔다. 엔비디아는 루빈 GPU에 HBM4 8개, 루빈 울트라 GPU에 HBM4 12개를 탑재할 예정이다.
HBM3E로 치열한 개발 경쟁을 펼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HBM4 승부에도 몰두해야 하는 이유다. 양 사는 루빈 출시 시점에 맞춰 HBM4 기술 개발과 양산을 끝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애초 2026년에 HBM4를 양산하는 로드맵을 갖고 있었지만 양산 시기를 앞당기는 것으로 조정했다. 앞서 삼성전자도 내년 HBM4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두 회사 간 개발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못지않게 AI 칩 시장을 두고 펼쳐지는 엔비디아와 AMD 간 경쟁도 눈길을 끈다. 리사 수 AMD CEO는 3일 컴퓨텍스 2024 기조연설자로 나서 내년에 출시하는 차세대 AI 칩 ‘MI350’은 엔비디아 블랙웰 B200보다 1.2배 뛰어난 성능을 낼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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