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사 '임단협' 신경전…"순이익 30% 성과급 달라"

유희석 기자 2024. 6. 3.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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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사가 지난달 말 임금 및 단체협약(이하 임단협) 협상을 시작한 가운데 교섭 초반에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노조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만큼 기본급과 성과급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삼성전자 노조가 파업을 하는 등 사회 전체적으로 직원들의 성과 공유 요구가 거세다"며 "현대차 경영진도 이런 흐름을 무시하기 어렵고, 노동계의 바로미터 격인 현대차 노조도 올해 임단협만큼은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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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현대차가 지난해 매출액 162조6636억원, 영업이익 15조1269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4.4%, 영업이익은 54.0% 각각 증가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빌딩 사기 모습. 2024.01.25.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현대차 노사가 지난달 말 임금 및 단체협약(이하 임단협) 협상을 시작한 가운데 교섭 초반에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노조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만큼 기본급과 성과급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사측은 생산성이 낮은 국내 공장이 가장 많은 성과 공유를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노사는 임단협 조기 타결을 위해 노력 중이지만 올해는 임금과 성과급 인상 이외에도 정년 연장과 주4.5일제 도입 등 쟁점이 많아 타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지난달 23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28~30일 세 차례에 걸쳐 임단협 교섭을 진행했다. 오는 4일에는 5차 교섭을 진행한다.

노조는 앞서 올해 기본급 15만90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매주 금요일 4시간 근무제 도입 등의 요구안을 제시했다.

사측은 노조의 이 같은 요구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현대차의 기본급 인상률이 4.8%로 금속노조 인상률(2.8%)보다 많이 높았던 만큼 올해는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향후 새로운 먹거리인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에 대한 막대한 투자를 지속해야 하는 상황에서 무조건 임금을 올리기 어렵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실제로 현대차 신입사원 평균 연봉은 성과급 포함 시 8000만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입사 3년 차가 되면 고연봉으로 여겨지는 기준인 8500만원 이상을 받는다.

이동석 현대차 사장은 이번 교섭에서 "2022년과 2023년 (사상 최대) 실적 창출에 직원들의 공헌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현대차가 글로벌 톱3 판매를 기록한 만큼 우리 내부 수준이 여기까지 올라왔는지 고민을 해봐야 한다"고 했다.

이 사장은 특히 "울산 등 국내 공장의 생산성이 해외 공장의 60~70%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해외 공장 직원들이 우리를 본다면 성과는 낮은데 더 많이 받아 간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가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5.30 사법행정 시스템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5.30. scchoo@newsis.com

현대차 노조는 "최대 실적에 걸맞은 요구는 정당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노조 내 일부 강경 계파는 경영진의 투자 실패 사례를 거론하며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1000억원을 투자했다가 지난 1월 나스닥에서 상장 폐지된 영국 전기차 스타트업 어라이벌, 2017년 약 2400억원을 투자했다가 현재 장부가액 기준 1931억원 수준으로 쪼그라든 동남아 차량공유 업체 그랩 등이 비판 대상이다.

노조는 "대규모 투자 실패로 손실을 낸 경영진 연봉은 매년 대폭 오르는 데 직원들 연봉은 그만큼 오르지 않고 있다"며 "성과 없는 경영진 연봉을 성과 있는 전 직원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대차 노조는 오는 4일 임단협 요구 관철을 위한 공동현장조직위 발대식과 조합원 출정식까지 계획하고 있어 양측의 대립은 계속 수위가 높아질 조짐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삼성전자 노조가 파업을 하는 등 사회 전체적으로 직원들의 성과 공유 요구가 거세다"며 "현대차 경영진도 이런 흐름을 무시하기 어렵고, 노동계의 바로미터 격인 현대차 노조도 올해 임단협만큼은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eesu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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