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 확성기 보복 포격 엊그제 같아” 불안 떠는 연천군 주민들

연천=임재혁 기자 2024. 6. 3.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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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 소리를 듣고 혼비백산해 뛰쳐나갔던 9년 전이 엊그제 같아요."

3일 경기 연천군 중면 삼곶리 한 민가 앞에서 만난 이명녹 씨(77)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북한의 '오물 풍선' 테러 등 연이은 도발에 우리 정부가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검토하면서 접경 지역 주민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연천군에서 평생 살았다는 주민 김모 씨(73)는 "'혹시나'하는 걱정에 슈퍼에서 물과 라면을 넉넉히 사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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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천 대피소. 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쾅’ 소리를 듣고 혼비백산해 뛰쳐나갔던 9년 전이 엊그제 같아요.”

3일 경기 연천군 중면 삼곶리 한 민가 앞에서 만난 이명녹 씨(77)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 씨는 “포탄이 떨어져 맨발로 허둥지둥 대피했던 기억이 있다. 그날의 두려운 기억이 아직 생생한데, 또 비상사태가 벌어지면 어떡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북한의 ‘오물 풍선’ 테러 등 연이은 도발에 우리 정부가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검토하면서 접경 지역 주민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특히 2015년 8월 북한이 확성기 방송에 대한 보복으로 고사포 1발과 평곡사포 3발을 포격하면서 대피령이 내려졌던 연천군에서는 대피소와 경보 시설 점검에 나섰다. 당시 군이나 민간 피해는 없었지만 주민들은 공포에 떨어야 했다.

연천 대피소 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연천군에서 평생 살았다는 주민 김모 씨(73)는 “‘혹시나’하는 걱정에 슈퍼에서 물과 라면을 넉넉히 사뒀다”고 말했다. 조장희 횡산리 이장은 “남북 상황이 더 급박해지면 마을회관에서 주민 상대로 비상시 대피 매뉴얼을 교육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면 관계자는 “지난달 31일과 이달 3일 두 차례 대피소를 점검해 비상 발전기가 잘 작동하는지 확인하고 비축물자 중 수량이 모자란 것을 채웠다”고 했다.

연천=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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