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휴가는 결재 없이"…직원 24명 IT 회사의 파격

신진 기자 2024. 6. 3.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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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ㆍ양육 친화 중소기업 눈길
서울시 "대체 인력 지원, 금융 우대 등 혜택"
〈자료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있는 IT 기업 '에이텐시스템' 직원들은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을 사용할 때 상급자의 결재를 받지 않습니다. '자동 육아휴직제' 덕분입니다. 아이를 낳고 기르기 위해 잠시 일터를 떠나는 것에 그 누구의 '허가'도 필요하지 않다는 겁니다.

법이 최대 1년으로 기한을 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제도'도 아이를 키우는 동안은 무기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육아기 단축근무제'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를 키우는 근로자의 근무시간을 주 15~35시간 미만으로 단축하는 제도입니다.

가산동 본사 외에 거점 사무실을 곳곳에 둔 것도 특징입니다. 직원들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집에서 가까운 근무지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한 겁니다.

"육아와 일자리 동시에 지킬 수 있어야"



CEO를 포함해 직원이 24명인 작은 중소기업인 이곳이 이런 제도를 과감히 시행한 이유가 있습니다. 인사 담당자의 설명은 이랬습니다.

"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은 1~2년 안에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가 어느 정도 자랄 때까지 충분한 부모의 보살핌이 필요하죠. 그렇지 못하면 대개 엄마의 경력 단절로 이어집니다. 단순히 육아휴직과 출산휴가만 보장해 주는 것을 넘어, 부모가 육아를 하면서도 일자리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고민이 있었습니다. "

변지수 에이텐시스템 경영지원팀 매니저는 "이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2021년 이후 이직자가 확연히 줄었다"라고 전했습니다. 그는 "근로자 만족도 조사에서도 만족도가 보통 이상으로 높게 나왔다. 일과 양육을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이 호응을 얻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시, 출산·육아 장려 중소기업에 혜택



최근 출산한 직원에게 1억원을 준 부영기업 등, 출산·육아 장려를 위해 통 큰 혜택을 주는 기업들이 늘어나 눈길을 끕니다. 하지만 일회성 혜택이 아닌, 일과 육아를 꾸준히 이어갈 수 있도록 촘촘한 제도를 시행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중소기업은 더 어렵습니다. 하지만 위 기업처럼 대기업 못지 않은 틈새 전략으로 큰 호응을 얻는 곳도 있습니다. 서울시가 이런 곳들에게 혜택을 주기로 했습니다. 시는 오늘(3일) 기자회견을 열고 '중소기업 워라밸 포인트제'를 만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출산과 양육을 장려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기업에 포인트를 주고, 포인트가 쌓인 만큼 혜택을 주는 제도입니다.

〈자료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예를 들어 '묻지 마 연차제'를 마련하거나 직원에게 출산축하금을 지원하는 기업에겐 50포인트를 주는 식입니다. 육아휴직을 사용한 직원 1인당 1000포인트를 줍니다. 포인트를 많이 쌓은 기업에엔 서울시가 혜택을 줍니다. 육아휴직자를 대체할 인턴십을 지원하거나,대체자를 구하지 못했을 경우 대직자에게 업무수당 월 30만원을 지원하는 등입니다. 이자 차액을 지원하거나, 보증 한도를 우대해주는 등 금융 지원도 합니다.

참여를 원하는 기업은 오는 20일부터 서울시 일·생활균형지원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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