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절개 수술 중 사망한 산모… 의사는 벌금 800만 원

대전일보 DB

전신 마취 중 제왕절개 수술을 하다 산모를 숨지게 한 산부인과 의사가 벌금형을 받았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10단독 김태현 판사는 업무상 과실치사, 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산부인과 의사 A씨에게 벌금 800만 원을 선고했다.

대전 서구의 한 산부인과 전문의였던 A씨는 2020년 3월 12일 오후 2시쯤 한 산모의 제왕절개 수술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 있던 마취과 전문의 B씨가 산모에게 척수마취를 시도했으나 빈번히 실패했고, 결국 전신마취를 시도했다.

전신마취는 기도 폐쇄,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원활한 산소 공급이 필수다. 그러나 B씨가 기관 삽관에도 실패하면서, 산모의 혈중 산소포화도는 수술 후 1시간 45분 뒤 50%까지 떨어졌다. 이 과정에서 수술을 중단하지도 않았다.

결국 산모는 수술 후 1시간 52분 만에 심정지 상태에 빠졌고, 당일 오후 11시쯤 혈중 산소포화도 저하에 따른 다발성 장기부전 등의 원인으로 숨졌다. 태아도 호흡곤란, 지속성 폐성 고혈압 등의 상해를 입었다.

B씨는 대전 중구 소재 마취과의원 전문의로, 자신의 병원이 아닌 다른 병원에서 마취 업무를 지속해서 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주된 책임이 마취과 전문의인 B씨에게 있고, 마취과 의사를 직접 고용하기 힘든 현실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