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온몸이 피투성이"…'연 800만원' 영유아 아토피약, 80만원대로
중증 아토피 치료제인 '듀피젠트 프리필드주(성분명 두필루맙)'가 6개월 이상~ 5세 이하 영유아 환자를 대상으로 오는 9월부터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듀피젠트 판매사인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가 건보 적용을 위한 약가 협상에 돌입했다. 듀피젠트는 현재 6세 이상 소아·청소년과 성인에게만 급여 적용이 되고 있다. 급여 대상이 아닌 영유아가 투약하려면 약값만 연 800만원 이상에 이른다. 이에 영유아 환자 부모들이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편지를 보내며 경제적 부담을 호소하기도 했다.
3일 복지부와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건강보험공단과 사노피는 6개월 이상~5세 이하 영유아를 대상으로 듀피젠트의 건강보험 적용을 위한 약가 협상에 들어갔다. 협상 기한은 오는 7월19일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머니투데이에 "약가 협상이 타결되면 오는 9월1일자로 영유아 대상 듀피젠트의 급여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듀피젠트는 국소치료제가 권장되지 않거나 증상이 적절하게 조절되지 않는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를 위해 개발된 첫 표적 생물학적 제제다. 2018년 3월 국내 허가를 받은 뒤 2020년 1월 성인, 지난해 4월 6세 이상 소아·청소년 중증 아토피피부염에 각각 보험 급여가 적용됐다. 본인부담률을 10%로 낮춰주는 산정특례까지 동시에 적용되면서 지난해 소아·청소년 중증 아토피 환자의 듀피젠트 연간 투약 비용이 1325만~1734만원에서 133만~174만원 수준으로 대폭 경감된 바 있다.
그러나 6개월 이상~5세 이하 영유아는 급여 적용이 되지 않아 그간 환아 부모들이 경제적 부담을 호소해왔다. 3세 중증 아토피 환아의 아버지인 안진욱씨는 지난 1월 조규홍 복지부 장관에게 편지를 보내 "제 아이는 생후 6개월부터 아토피 증상이 나타났고 손과 발, 귓불, 얼굴 전부까지 증상이 점점 심각해졌다"며 "이후 스테로이드 연고에 의존하고 면역억제제를 먹다가 지난해 1월부터 듀피젠트로 치료한 뒤 증상이 확연히 나아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듀피젠트를 맞기 전에는 매일 밤마다 온몸을 긁어 피투성이가 된 이불을 매일 빠는 게 일상이었고 진물이 많이 났는데 최근에는 이를 아예 본 적이 없다"면서 "문제는 치료 비용"이라고 토로했다.
영유아 환자의 경우 듀피젠트 200mg이나 300mg짜리를 한 달에 1번 투여하는데 상한 금액 각각 60만7976원, 69만6852원을 적용하면 연간 투약비용은 약 730만~830만원에 이른다. 안씨는 "사회 환경이 변하면서 아토피와 알러지 환자가 늘고 있는데 영유아 대상 듀피젠트 약값은 저희뿐 아니라 다른 많은 부모들에게도 큰 부담"이라며 "저출산 시대에 앞으로 계속해서 증가할 영유아 아토피 환자들을 위해 하루빨리 듀피젠트를 건강보험으로 쓸 수 있도록 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이와 관련 대한소아알레르기호흡기학회는 지난해 12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듀피젠트 중증 아토피피부염의 영유아 급여확대 필요성'을 제목으로 한 의견서를 제출한 바 있다. 중증아토피연합회도 지난 4월 영유아 중증 아토피 환자를 위한 듀피젠트의 급여를 촉구하는 입장문을 냈다.
이후 지난달 심평원이 영유아 대상 듀피젠트의 급여 적정성을 인정했고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이다. 지난해 소아·청소년 대상 듀피젠트의 급여 적용 시 정부가 본인부담률을 10%로 낮추는 산정특례를 동시 적용했는데, 영유아 대상으로도 이 같은 산정특례를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연간 비용 부담은 70~80만원대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돼 영유아 중증 아토피 환자 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2022년 기준 전체 아토피 환자 수는 97만3636명이다. 연령별로 만 5세 미만이 17.8%로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유아 아토피 환자(6개월~5세) 수는 약 18만명이며 이 중 중증 환자는 1700여명으로 추산된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반격 나선 유영재, 전관 변호사 선임…선우은숙 측 "상상도 못해" - 머니투데이
- "딸을 잘 키웠어야지"…밀양 여중생 성폭행 가해 학생 엄마의 말 - 머니투데이
- 김호중 구치소 식단 어떻길래…"군대보다 잘 나오네" 부글부글 - 머니투데이
- "몰래 나이트 간 아내, 외도도 의심"…'금실 좋은 부부' 속사정 - 머니투데이
- 3억 슈퍼카인데…"택시인 줄 알아" 토로한 호텔 CEO…무슨 일? - 머니투데이
- 사색이 된 수험생 "여기가 아니라고요?"…14km 25분에 주파한 경찰 - 머니투데이
- "아파트 아파트"도 아니고 '노이즈' 45번 나온 수능 지문에 수험생 당황 - 머니투데이
- 현대차 노조 '정년 퇴직 후 재고용 직원 조합원 자격 유지' 부결 - 머니투데이
- '호랑이 리더십' 조지호 경찰청장, 민생치안 설계자로 - 머니투데이
- 술 취해 출근한 지하철 기관사 33명…징계는 단 3명 '솜방망이'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