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훈련병 동료들 “건강 이상 징후 간부에게 보고한 적 없어”

경찰 조사 결과 “서로 상태 살필 여유 없었다”

강원경찰청 전경. 강원경찰청 제공

춘천=이성현 기자

지난달 군기훈련(얼차려)을 받다 숨진 육군 훈련병 사건 관련, 군 간부가 당시 훈련병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는 보고를 무시하고 군기훈련을 강행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3일 경찰에 따르면 강원경찰청이 숨진 훈련병과 함께 군기훈련을 받았던 동료 훈련병 5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9일 참고인 조사를 벌인 결과, 군 간부에게 숨진 훈련병의 건강 이상을 보고한 훈련병은 없었다. 동료 훈련병들은 조사에서 "군기훈련으로 인해 모두 힘든 상태였기 때문에 훈련병이 쓰러지기 전까지 건강 이상징후를 군기훈련 집행 간부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숨진 훈련병이 쓰러지고 난 뒤에야 집행 간부들이 달려오는 등 후속 조치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군인권센터에서 받은 제보에 따르면 군기훈련을 받던 중 훈련병의 안색과 건강 상태가 안 좋아 보이자 동료 훈련병들이 현장에 있던 집행간부에게 이 같은 상황을 보고했음에도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고 계속 얼차려를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재까지 경찰 조사 결과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육군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5시 20분쯤 강원도 인제의 모 부대에서 군기훈련을 받던 훈련병 6명 중 1명이 쓰러졌다. 쓰러진 훈련병은 민간병원으로 응급 후송돼 치료받았으나 상태가 악화해 25일 오후 사망했다. 군기훈련이란 지휘관이 군기 확립을 위해 규정과 절차에 따라 장병들에게 지시하는 체력단련과 정신수양 등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