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시총 5배' 포항 석유·가스 시추…수입대체·에너지안보 기대

세종=최민경 기자 2024. 6. 3.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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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자원 부족 국가에서 산유국으로 거듭난다.

140억배럴 규모의 석유·가스가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묻혀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석유·가스를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특성상 유전·가스전전 개발이 본격화되면 수입 대체 효과와 자원 안보 강화 등이 기대된다.

경북 포항 일원 동해 심해 유망구조엔 최소 35억 배럴, 최대 140억 배럴 규모의 석유·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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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뉴스1) 최창호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에서 경북 포항시 영일만 앞 바다에 140억 배럴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다고 발표한 3일 오후 영일만과 연결된 포항송도해수욕장에서 관광객들이 탄 포항운하 크루즈선이 파도를 가르며 달리고 있다. 2024.6.3/뉴스1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의 석유·가스 최대 매장 가능성인 140억 배럴은 현 가치로는 삼성전자 총 시가총액의 5배 수준입니다."(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한국이 자원 부족 국가에서 산유국으로 거듭난다. 140억배럴 규모의 석유·가스가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묻혀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삼성전자 시총(452조5000억원)의 5배로 추산했다. 최대 2262조5000억원의 가치다. 석유·가스를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특성상 유전·가스전전 개발이 본격화되면 수입 대체 효과와 자원 안보 강화 등이 기대된다.

경북 포항 일원 동해 심해 유망구조엔 최소 35억 배럴, 최대 140억 배럴 규모의 석유·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매장 예상 자원은 가스 75%, 석유 25%로 예상된다. 가스는 3억2000만~12억9000만 톤, 석유는 7억8000만~42억2000만 배럴 부존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됐다. 석유는 4년, 가스는 29~30년 가까이 사용할 양이다.

일반적으로 첫 탐사부터 생산까진 약 7~10년의 기간이 소요된다. 정부는 2027~2028년쯤 공사를 시작해 2035년부터 30년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생산량에 따라 국내 도입량과 해외 판매량 등이 정해진다. 생산 수익은 석유공사 수익과 정부재정 수익으로 환원된다. 2004년부터 2021년까지 상업 생산한 동해가스전의 경우 총 4500만 배럴의 소규모 가스전이었는데도 매출 2조6000억원, 순이익 1조4000억원을 달성했다.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수입 대체 효과는 140억 배럴 기준으로 원유·가스 수입 평균 가격을 곱해 계산하면 1조4000억 달러 정도 된다"며 "정확한 경제 효과는 부존량과 위치, 비용도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입대체효과가 클 것이고 해외 판매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제적 효과 외에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우리나라는 석유·가스 전량을 해외에서 수입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전쟁 등으로 인한 수급 불안에도 비축 기능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다. 30년 동안 석유·가스를 생산하게 되면 안정적 자원 확보가 가능하다.

자원개발업계의 생태계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우리나라 자원개발업계는 과거 잦은 실패를 거듭하면서 생태계가 와해됐는데 석유공사를 선두로 해외 메이저 기업 등의 투자를 유치하면 생태계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핵심 광물 등을 포함한 전체적인 자원개발과 자원 확보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총부채가 20조원이 넘어 자본잠식 상태인 석유공사도 재도약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가스를 수입하는 가스공사도 가격 협상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 관계자는 "국내 가스 생산 단가가 좋을 경우 가스공사에 선택지가 더 생기기 떄문에 외국으로부터 도입하는 가스에 대해 바잉 파워(buying power)가 생기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국석유공사는 아직 탐사가 실시되지 않은 지역도 평가를 통해 추가 유망구조를 도출할 계획이다. 심해 자원개발에 대규모 투자와 기술력이 요구되는 점을 고려해 해외 메이저 자원개발 기업을 유치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우리는 부존량이 확인돼도 심해 자원개발을 해본 적이 없어 기술력과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해외 투자는 필수적"이라며 "성공 가능성이 높으면 국내 투자 비중이 높을 것이고 리스크 비중이 높으면 해외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최소 5번 이상 시추할 계획이다. 1공 시추엔 1000억원 이상 투입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시추 성공률은 20%인데 5번 시추하면 하나 나온다는 의미"라며 "중간에 어떤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는지에 따라 유동성이 있지만 2026년까지 지속적으로 시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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