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감산 연장 결정에도…업종 성격 바뀐 항공주 '비행'

홍재영 기자 2024. 6. 3.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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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산유국이 감산을 내년까지 연장하기로 하면서 국제 유가 불안정성도 높아진다.

항공주는 유가 불안정성이 겹치면 통상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는데 이날은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개장 전 시장에는 항공주에 악재로 여겨질 수 있는 석유 감산 연장 소식이 전해졌다.

이들이 석유 감산을 연장한 배경에는 미국과 중국 등 대형 수요국의 경기가 부진해 최근 국제유가가 하향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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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산유국이 감산을 내년까지 연장하기로 하면서 국제 유가 불안정성도 높아진다. 항공주는 유가 불안정성이 겹치면 통상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는데 이날은 상승세를 보였다. 그간 항공주가 여러 시기적 모멘텀에 영향을 받는 경기 순환주(시클리컬) 업종으로 인식됐는데, 최근엔 구조적으로 성장하는 소비재 산업으로 변모 중이라는 긍정적 분석이 나와 리스크를 상쇄하는 모습이다.
OPEC+ 석유 감산 연장 결정에도…항공주 상승
주요 항공주 주가 추이/그래픽=김지영
3일 코스피 시장에서 대한항공은 전 거래일 대비 600원(2.88%) 오른 2만1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외에도 진에어는 0.78%, 제주항공은 0.65%, 티웨이항공은 0.36% 상승 마감했다.

이날 개장 전 시장에는 항공주에 악재로 여겨질 수 있는 석유 감산 연장 소식이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은 2일(현지시간) OPEC+(석유수출국기구 OPEC+러시아)가 정례회동을 갖고 2025년까지 감산을 연장키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OPEC+는 하루 366만배럴의 공식 감산량을 유지해 왔는데, 이 기조가 이어지는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를 포함한 8개 회원국의 하루 220만 배럴 규모의 자발적 감산도 연장됐다.

이들이 석유 감산을 연장한 배경에는 미국과 중국 등 대형 수요국의 경기가 부진해 최근 국제유가가 하향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는 지난 1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1.3%를 기록해 속보치 1.6%에 비해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에 기업들의 실적이 하락하고 실업률이 늘어나는 등 경기가 침체 국면에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늘고 있다.

이에 국제유가도 약세다. 이날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31일 WTI(서부텍사스산원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76.99달러로 지난 29일 79.23달러 대비 2.24달러 하락했다. 브렌트유 선물은 31일 배럴당 81.62달러로 29일 83.60달러 대비 1.98달러 하락했다. 특히 브렌트유 선물은 지난 4월30일에는 배럴당 87.86달러를 기록해 한 달 만에 6.24달러 하락했다.

석유 감산 소식이 전해지면서 유가 상승 우려가 다시 부상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가 상승은 통상 항공주에 악재로 작용한 측면이 있는데, 항공기 연료 가격 상승이 예상돼서다.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고, 투자심리도 훼손된다.
항공업 성격 바뀌었다…"재평가 필요"
어린이날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달 6일 인천국제공항에서 해외여행객들이 줄지어 택스리펀(면세 혜택)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사진=뉴스1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항공주가 상승세를 보인 것은, 항공 업종이 기존의 시클리컬의 성격을 벗고 구조적인 성장세로 진입했다는 분석 때문으로 보인다. 항공주 흐름은 그간 해외여행 사이클과 연동돼 움직였던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 해외여행이 경기를 타지 않는 소비 패턴이 된 만큼 항공주도 구조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업종이 소외받는 이유는 결국 피크아웃 우려 때문이지만 우리나라 항공시장은 이제 해외여행 수요의 구조적 성장 수혜주"라며 "경기가 안 좋아서 여행을 포기해야하는 시절은 지났다. 항공사들의 이익 모멘텀은 사회구조적인 소비패턴 변화가 뒷받침한다는 점에서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항공시장 재편도 수혜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시아나와 통합하는 대한항공 같은 대형 항공사는 국내에서의 경쟁에서 벗어나 동북아 FSC(대형 항공사)들의 수요를 가져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LCC(저비용 항공사)들도 통합과 유럽 노선 진출 등 성장 전략을 구사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홍재영 기자 hjae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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