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 뜬 달..6년만에 돌아온 김경문 감독, 한화와 함께 얼마나 달라질까

안형준 2024. 6. 3.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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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뉴스엔 안형준 기자]

6년만에 돌아온 노장이 과연 어떤 모습을 보일까.

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은 6월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감독 취임식을 갖고 한화 제 14대 감독으로 공식 취임했다. 김경문 감독은 2일 한화와 3년 총액 20억 원(계약금 5억, 연봉 15억) 계약을 맺었다.

이날 취임식에는 구단 대표이사와 손혁 단장, 류현진과 주장 채은성이 참석해 새 사령탑을 환영했다. 김경문 감독은 등번호 74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었다.

6년만의 KBO리그 현장 복귀. 3년만의 감독 복귀다. 지난 2018년 6월 3일 NC 다이노스 지휘봉을 스스로 내려놓고 물러났던 김경문 감독은 정확히 6년만에 이번에는 한화 지휘봉을 잡고 KBO리그 현장으로 복귀했다. 감독 복귀는 지난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 야구 대표팀을 지휘한 후 3년만이다.

1958년생으로 1982년 프로야구가 출범할 당시 '원년 멤버'(OB 베어스)였던 김경문 감독은 다시 현역 최고참 감독이 됐다. 1966년생으로 1989년 프로에 데뷔한 KT 이강철 감독, 이강철 감독의 1-2년 후배인 김태형 감독(롯데), 염경엽 감독(LG)보다도 훨씬 긴 경력을 가진 인물이다. 두산(2004-2011)과 NC(2013-2018)에서 14년 동안 감독 통산 896승을 거둔 김경문 감독은 지난주까지 현역 감독 최다승 1위였던 김태형 감독(667승)보다 200승 이상을 더 거둔 사령탑이다. KBO리그 역대 감독 최다승 6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최고참 감독으로 현장에 돌아온 김경문 감독은 "내가 처음 감독을 했을 때는 40대 초반이었다. 어렸다"며 "최고참의 나이로 돌아오니 책임감이 생긴다.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음 속에 여러 생각이 있지만 일단 잘해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경문 감독은 원래 강한 지도자, '올드스쿨' 지도자였다. 강력한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휘어잡고 '뚝심', '믿음의 야구'로 대표되는 경기 운영을 선보이는 감독이었다.

6년만에 KBO리그 현장으로 돌아온 노감독은 '야구가 달라졌다'는 것을 인정했다. 야인으로 지내며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연수를 받은 김경문 감독은 "나는 11살에 야구를 시작해서 60세가 넘은 나이까지 그라운드에 있었다"며 "90년대에 미국에 가서 연수를 했었는데 그때와는 야구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어떻게 변하는지 알고 싶어서 미국에 찾아가 더 공부를 했다. 그리고 여기 와서 스태프들과 미팅을 해보니 정말 야구가 많이 변해있더라"고 웃었다.

야구가 변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는 것은 곧 스스로도 변화의 필요성을 느꼈다는 것. 김경문 감독은 "현장을 떠나 많은 생각을 했다. 잘한 것은 별로 없고 아쉬운 것만 많았다"며 "부담을 갖기보다는 내가 할 일, 내가 생각한 일을 하겠다. 새롭게 선수들, 스태프들과 즐겁게 시즌을 풀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어떤 부분에서 변화를 줄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사실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김경문 감독은 "소통을 많이 해야한다. 예전보다 많이 하려고 노력할 것이다"며 "션수들에게 때에 따라선 '형님'이 되기도 하고 어린 선수들에게는 '아버지'같기도 해야한다. 선수들이 야구를 편하게 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많이 하겠다"고 밝혔다.

코칭스태프를 그대로 유지한 것도 비슷한 맥락. 김경문 감독은 "밖에서 보니 팀에 몇 가지 보완할 점은 있었다. 하지만 지금 팀이 아픈데 그 아픈 부위를 굳이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다. 부족한 부분을 잘 채우도록 하겠다"고 팀을 감싸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모든 것을 바꾸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유지하려는 색깔은 있다. 바로 김경문 감독을 대표하는 '믿음의 야구'다. 김경문 감독은 "그것 만큼은 변치 않으려고 한다. 선수들을 믿고 기회를 더 주고 기다리려고 한다"며 "내가 해 온 야구에 한화만의 강점을 섞어 이기는 야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화는 그동안 리빌딩을 진행하며 어린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줬다. 하지만 성적에 대한 주문을 받은 김경문 감독의 한화는 다를 수 밖에 없다. 김경문 감독은 "젊은 선수들보다는 베테랑 선수들을 더 기용해야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기량이 검증된 선수들을 기용해 성적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베이징에서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건 류현진을 비롯해 여러 노장급 선수들에게 더 많은 역할을 부여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무조건 노장들만 기용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젊은 선수들에게서 강점도 봤다. 김경문 감독은 "미국 야구를 보며 가장 부러웠던 것은 선수층과 투수였다. 고우석이 고전하고 있는 것처럼 마이너리그에 시속 150km를 던지는 투수는 너무 많다"며 "한국에도 빠른 공을 던지는 젊은 좋은 투수들이 많고 한화에도 그런 투수들이 많다. 한화의 강점은 젊은 투수들이다. 그 투수들을 바탕으로 더 강해지는 팀이 돼야 한다. 한화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젊고 재능있는 투수들을 눈여겨봤다는 것이다.

비록 KBO리그에서 우승은 경험하지 못했지만 감독 통산 1,000승을 바라보는 김경문 감독은 자타공인 '명장' 중의 명장이다. 뛰어난 커리어를 쌓은 강점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새로운 야구의 트렌드가 접목된다면 재능있는 팀인 한화와 시너지 효과가 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우승에 대한 열망은 팀과 감독 모두가 크다. 항상 '2등'에 그쳤던 김경문 감독은 "2등이라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아픔이었다. 한화와 함께, 팬들과 함게 꼭 우승을 하고 싶다"며 "이번에는 임기를 끝까지 마무리하고 목표를 이루고 떠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경문 감독은 "야구는 한 사람이 잘해서 이기는 종목이 아니다. 팀워크가 필요하다. 팀이 어려울 때인 만큼 같이 마음을 모아서 한 경기씩 풀어가자고 선수들에게 이야기했다"며 "지금은 성적이 떨어져있지만 한화는 충분히 반등할 수 있는 힘을 가졌다. 한화가 강팀, 상대가 두려워하는 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달라진 한화를 만들 것을 다짐했다.(사진=한화 제공)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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