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차려 사망' 훈련병 떠난 날도… "12사단 간부들, '웃음 체조' 했다"

전형주 기자 2024. 6. 3.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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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차려 받다 쓰러진 훈련병이 숨진 사고가 발생한 육군 12사단에서 평소처럼 아침 점호에 '웃음체조'를 실시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육군 대위 출신 유튜버 김상호씨는 지난 1일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서 12사단 참모부가 숨진 훈련병 영결식이 열린 날 아침까지 점호에 웃음체조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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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차려 받다 쓰러진 훈련병이 숨진 사고가 발생한 육군 12사단에서 평소처럼 아침 점호에 '웃음체조'를 실시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진은 12사단 신병교육대 앞 모습. /사진=뉴스1


얼차려 받다 쓰러진 훈련병이 숨진 사고가 발생한 육군 12사단에서 평소처럼 아침 점호에 '웃음체조'를 실시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육군 대위 출신 유튜버 김상호씨는 지난 1일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서 12사단 참모부가 숨진 훈련병 영결식이 열린 날 아침까지 점호에 웃음체조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웃음체조는 2005년 육군 6보병사단을 시작으로 각 군에 퍼져나간 병영 운동이다. 점호를 주관하는 당직사관이 "웃음체조 시작"이라고 외치면 손뼉을 치면서 크게 웃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김씨는 12사단 관계자를 인용해 "12사단은 영결식이 치러진 목요일(지난달 30일)에도 웃음체조를 했고, 그 다음날에도 웃음체조를 했다. 전 국민이 사단을 바라보고 있는데 전우를 떠나보낸 그날도 아침에는 참모부는 사령부에 모여 웃음체조를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건 거의 사이코패스다. 환장할 일이다. 이건 군에서 몇몇 비상식적인 간부에 의해 우리 소중한 훈련병이 숨진 사건이다. 근데 이 사건 앞에서 웃음체조를 하냐. 제정신이냐"고 지적했다.

이어 "아무리 참모총장과 국방부 장관이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에서 침체된 분위기로 부대 운영하지 말라고 했다고 해당 사단에서 웃음체조하는 게 정상이냐"고 덧붙였다.

/사진=김상호 유튜브 채널


12사단 측은 웃음체조를 놓고 논란이 일자 3일 국기게양식 식순에 묵념을 반영했다고 김상호는 밝혔다. 그는 "꼭 누가 지적해야 웃음체조가 문제인 것을 아냐. 웃음체조를 누가 시킨 건지 조사해야 한다. 장병들이 웃음체조를 하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 것 같냐"고 했다.

육군에 따르면 강원도 인제에 위치한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는 지난 23일 오후 5시20분쯤 군기 훈련(얼차려)을 받던 훈련병 1명이 쓰러져 숨진 사고가 발생했다.

군기 훈련을 지시한 중대장은 훈련병에게 완전군장 상태로 구보(달리기) 및 선착순 달리기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육군은 완전군장 상태에선 걷기만 시킬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숨진 훈련병은 사망 전 무리한 운동 등으로 근육이 손상되는 '횡문근융해증' 의심 증상을 보여 현장에 있던 간부에게 보고했지만 무시당했다고 한다.

군 당국은 해당 사건을 관할 경찰인 강원경찰청으로 이첩했다. 경찰은 업무상과실치사·직권남용 가혹행위 혐의로 군기 훈련을 지시한 중대장 등 간부 2명에 대해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전형주 기자 jh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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