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 때문에' 가격 올리는 롯데 초콜릿… 함량은 '대외비'

김서현 기자 2024. 6. 3.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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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주원료인 '코코아'의 가격이 급등하자 롯데웰푸드가 가나초콜릿과 빼빼로 등 제품 가격을 올렸다.

롯데웰푸드는 지난 1일부터 가나 초콜릿과 빼빼로 등 초콜릿이 포함된 제품 17종의 가격을 평균 12% 인상했다.

롯데웰푸드의 초콜릿 제품 가격 인상 소식에 일부 소비자들은 "코코아보다 가공유지나 식물성유지(팜유) 함량이 더 많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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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 초콜릿 등 17종 가격 인상… 코코아값 급등 영향
롯데웰푸드 "코코아·팜유 비율은 답하기 어려워"
소비자들 "식품업체, 영업이익 올라… 가격 인하하라"
초콜릿의 원료인 코코아 값이 오르자 롯데웰푸드가 가나초콜릿과 빼빼로 등 일부 품목의 가격을 올렸다. 지난 2일 서울 소재 한 대형마트에 초콜릿이 진열돼 있다. /사진=뉴스1
초콜릿 주원료인 '코코아'의 가격이 급등하자 롯데웰푸드가 가나초콜릿과 빼빼로 등 제품 가격을 올렸다.

초콜릿에 실제 들어가는 코코아 함량은 높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에 롯데웰푸드는 함량·비율은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국내에서 유일하게 코코아 원물을 수입해 가공하는 만큼 코코아 가격 변동에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롯데웰푸드는 지난 1일부터 가나 초콜릿과 빼빼로 등 초콜릿이 포함된 제품 17종의 가격을 평균 12% 인상했다. 코코아 값 급등이 그 이유다.

실제로 코코아 선물 가격은 10년 동안 톤(t)당 2000달러 선을 유지하다가 작년부터 가격이 급격히 올랐다. 지난 4월에는 1만2000달러까지 뛰었다가 최근 9000달러대로 내려왔다. 생산지인 가나 등 서아프리카 국가들의 이상기후와 병충해로 인해 공급 자체가 줄어든 영향이다.

대표 초콜릿 제품인 가나 초콜릿의 권장소비자가격은 1400원으로 200원 오른다. 빼빼로는 1800원으로 100원 인상된다.


소비자 단체 "매출 원가율 떨어졌으니 오히려 가격 인하해야"


코코아 값 급등으로 인한 초콜릿 가격 인상에 소비자들은 "식물성 유지 함량이 더 높을 것" "식품업체들의 원가 올랐다지만 영업이익은 올랐다" 등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달 30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롯데웰푸드의 초콜릿류 제품이 진열되어 있다. /사진=뉴스1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코코아 가격이 안정되면 가격 인하 또는 증량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지금 말씀드리긴 너무 먼 얘기"라고 답변했다. 병충해로 인해 나무를 다시 심으면 공급 안정화까지는 최소 5년은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롯데웰푸드의 초콜릿 제품 가격 인상 소식에 일부 소비자들은 "코코아보다 가공유지나 식물성유지(팜유) 함량이 더 많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웰푸드가 수입하는 팜유·대두유·야자유 등 유지원유의 가격은 하락세다. 올해 1분기 유지원유 가격은 1㎏당 1541원이었다. 2023년 1777원, 2022년 2649원에 비해 내려가는 추세다.

초콜릿에 들어가는 코코아와 유지의 함량을 묻자 롯데웰푸드 측은 "함량이나 비율은 대외비"라고 답했다. 코코아버터·유지 등 재료의 비율은 롯데웰푸드 만의 조리법이고 제품마다 비율이 달라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국내 다른 업체들이 코코아 매스(코코아를 한 번 가공한 것)를 수입하는 것과 달리 롯데웰푸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코코아 원물을 들여와 가공하는 업체"라며 "코코아 가격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강조했다.

원재료 가격 상승에도 롯데웰푸드는 1분기 호실적을 냈다. 매출은 951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폭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100.6% 상승한 373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지난달 23일 자료를 내고 "최근 설탕·카카오 가격이 크게 올랐으나 롯데웰푸드 등 주요 식품업체의 1분기 영업이익이 증가하고 매출 원가율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며 "가격을 올릴 것이 아니라 조속한 시일 내에 제품 가격 인하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제품 가격 인상은) 식품사들이 돈을 더 벌려고 하는 것보다는 인건비, 유지비, 전기료 등 모든 부담을 다 고려해 결정한 마지막 수단"이라고 말했다.

김서현 기자 rina236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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