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번호 74번 김경문 “2등의 아픔…한화와 우승 이룰 것”

장필수 기자 2024. 6. 3.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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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이라는 게 제게는 아픔이었다. 한화 이글스와 함께 꼭 우승하고 싶다."

김경문 한화 이글스 신임 감독은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이 없는 자신의 아픈 커리어까지 거론하며 "꼭 우승에 도전해 우승하고 싶다"는 열망을 드러냈다.

그는 취재진에게 "현장을 떠나 있으며 아쉬웠던 부분이 생각이 났다. 모두 알고 있지 않나"라고 반문한 뒤 "이곳 대전에서 한화 이글스와 팬분들과 함께 우승에 도전해서 꼭 우승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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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취임식
행운의 숫자 7과 죽음의 의미가 담긴 4 합쳐
‘항상 겸손해야 한다’는 뜻 담아 74번 고수해
한화 이글스 지휘봉을 잡고 프로야구에 복귀한 김경문 감독이 3일 오후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취임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등이라는 게 제게는 아픔이었다. 한화 이글스와 함께 꼭 우승하고 싶다.”

김경문 한화 이글스 신임 감독은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이 없는 자신의 아픈 커리어까지 거론하며 “꼭 우승에 도전해 우승하고 싶다”는 열망을 드러냈다.

한화의 상징색인 주황색 넥타이를 맨 김경문은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박종태 한화이글스 대표로부터 등번호 74번이 박힌 유니폼을 건네받았다. 김 감독은 두산 베어스와 엔씨(NC) 다이노스, 2008 베이징올림픽, 2020 도쿄올림픽에서도 74번을 달고 선수단을 지휘했다. 김 감독은 행운의 숫자 7과 죽음의 의미가 담긴 4를 합쳐 ‘항상 겸손해야 한다’는 뜻을 담아 74번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6년 만에 현장 감독으로 돌아온 김 감독은 겸손 대신 우승을 향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취재진에게 “현장을 떠나 있으며 아쉬웠던 부분이 생각이 났다. 모두 알고 있지 않나”라고 반문한 뒤 “이곳 대전에서 한화 이글스와 팬분들과 함께 우승에 도전해서 꼭 우승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과거 두산(8시즌)과 엔씨(6시즌)에서 지휘봉을 잡았지만, 번번이 준우승에 그쳤던 과거를 떨쳐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성적 부진을 이유로 감독직을 내려놓은 과거를 언급한 질문에도 “감독은 팀 성적이 나쁘다면 책임질 수도 있어야 한다”면서도 “이번에는 끝까지 잘 마무리하고 저의 목표를 꼭 이루고 떠나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경문 한화 이글스 신임 감독(가운데)이 3일 오후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취임식을 한 뒤 류현진(왼쪽), 채은성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케이티(KT) 위즈와 수원 방문 경기부터 지휘봉을 잡는 김경문 감독은 “젊은 투수진”을 한화의 강점으로 꼽았다. 한화는 류현진을 제외한 문동주, 황준서, 김기중, 조동욱 등 20대 초반의 선수들이 선발진을 구성하고 있다. 미국 마이너리그 연수 경험이 있는 그는 “마이너리그에 시속 150㎞ 이상을 던지는 투수들이 너무나 많다는 게 제일 부러웠다”며 “우리 한국에도 빠른 공을 던지는 좋은 투수들이 많은데, 특히 한화(에 많다). 그래서 한화의 미래가 밝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즌이 중반기로 접어드는 만큼 베테랑을 적극적으로 중용해 자신의 철학인 ‘뚝심의 야구’를 선보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김 감독은 “게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젊은 선수보다는 나이가 있는 선수들을 기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은 코치진들과 의논하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믿는 선수에게 조금 더 기회를 많이 주고 기다리려 한다”고 덧붙였다.

계약 기간이 3년인 김 감독의 올해 목표는 가을 야구 진출이다. 개막달(3월) 승승장구 했던 한화는 5월 한때 꼴찌로 추락하기도 했지만 이내 타선이 살아나면서 현재 8위(24승32패1무·승률 0.429)에 자리하고 있다. 김 감독은 “올해는 승률 5할을 맞추는 게 우선이다. 포스트 시즌 진출에 초점을 맞춘 뒤 성적이 올라오면 그 다음도 생각해보겠다”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주장 채은성과 류현진이 김경문 감독에게 직접 꽃다발을 안겼다. 김 감독과 류현진은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함께 일궈낸 인연이 있다. 김 감독은 ‘올드 보이’, ‘최고참 감독’이라는 세간의 이미지를 의식한 듯 “처음 감독직을 맡을 때는 40대 초반으로 어렸다. 그러나 다시 돌아오니 조금 더 잘해내야겠다는 책임감이 생긴다”며 “때에 따라선 형님으로, 어린 선수들에게는 아버지 같은 마음으로 선수들이 야구를 편하게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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