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헌정사 200년, 유리천장 깨부순 첫 여성 대통령 탄생

민서연 기자 2024. 6. 3.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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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우월주의 국가로 알려진 멕시코에서 200년 헌정사 처음으로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다.

셰인바움 당선인은 가부장적 '마초 문화권'이라고 평가받는 멕시코에서 1824년 연방정부 수립을 규정한 헌법 제정 후 첫 여성 대통령에 오르게 됐다.

엘우니베르살을 비롯한 현지 매체는 미국보다 멕시코가 더 빨리 여성 대통령을 선출했다며, 이번 대선이 역사적인 선거로 자리매김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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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우월주의 국가로 알려진 멕시코에서 200년 헌정사 처음으로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다. 한반도(22만㎢) 9배가량 면적(197만㎢)에 1억 3000만명이 살고 있는 멕시코에서 정치권 ‘유리천장’이 처음으로 깨지면서 서방 언론들은 “이정표적 선거”라고 평했다.

2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멕시코 선거관리위원회(INE)는 이날 치러진 대선에서 좌파 집권당 국가재생운동(MORENA·모레나) 소속 클라우디아 셰인바움(61)이 당선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INE는 전국의 투표를 반영하는 신속 표본 집계 결과 셰인바움 후보가 득표율 58.3%∼60.7%를 기록해 26.6%∼28.6%를 얻은 우파 중심 야당연합 소치틀 갈베스(61)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다고 밝혔다. 오차범위는 ±1.5%다.

환하게 웃는 셰인바움 당선인. /로이터 연합뉴스

이로써 모레나는 정권 재창출에 성공했다. 마리오 델가도 모레나 당 대표는 일찌감치 “셰인바움 후보가 승리했다”고 선언했고, 밀레니오TV와 에네마스(N+) 등 멕시코 주요 언론도 개표 초반부터 셰인바움을 ‘당선인’으로 표기했다. 이에 앞서 AFP·로이터통신은 여론조사 기관 엔콜과 파라메트리아 출구조사 결과를 인용, 셰인바움 당선인이 56∼58%의 득표율로 29∼30%의 갈베스 후보를 크게 앞섰다고 보도했다.

현지 매체 엘우니베르살과 에네마스도 자체 출구조사 결과 셰인바움 이 승리했다고 전했다. 상원 의원 128명과 하원 의원 500명을 뽑는 총선에서도 여당 연합(모레나·녹색당·노동당)이 압도적 승리를 기록했다. INE의 신속 표본 집계 결과, 여당 연합은 하원 500석 중 346∼380석을, 하원 120석 중에는 76∼88석을 확보하는 것으로 나타나, 상·하원 모두에서 압도적 다수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셰인바움 당선인은 가부장적 ‘마초 문화권’이라고 평가받는 멕시코에서 1824년 연방정부 수립을 규정한 헌법 제정 후 첫 여성 대통령에 오르게 됐다. 엘우니베르살을 비롯한 현지 매체는 미국보다 멕시코가 더 빨리 여성 대통령을 선출했다며, 이번 대선이 역사적인 선거로 자리매김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 당선인. /연합뉴스

멕시코에서 올해 대선은 현지 언론과 정치 평론가들 사이에서 ‘승부의 추가 일찍 기울었다’는 관측이 나올 정도로 여당 지지세 결집이 확연했다. 이는 레임덕 없이 임기 말까지 60%대 높은 지지율을 구가하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70)의 후광 영향이 크다고 일간 레포르마는 전했다. 당선인은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을 정치적 후견인으로 여기고 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선관위의 발표가 나온 직후 “멕시코의 첫 여성 대통령이 될 셰인바움에게 축하한다”고 말했다. 셰인바움 당선인은 출마 전까지 수도 멕시코시티 시장(2018∼2023년)을 지낸 엘리트 정치인이다. 리투아니아·불가리아 유대계 혈통인 과학자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멕시코국립자치대(UNAM·우남)에서 물리학과 공학을 공부했다. 그는 1995년 우남 에너지공학 박사과정에 입학해 학위를 받은 첫 여성이기도 하다.

에너지 산업 및 기후 분야 전공인 당선인은 2000년 멕시코시티 환경부 장관으로 임명되면서 처음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그를 장관으로 임명한 건 당시 멕시코시티 시장이었던 로페스 오브라도르 현 대통령이다. 셰인바움 당선인은 2006년까지 시 장관을 지내며 이름을 알린 데 이어 2011년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모레나를 창당할 때도 함께했다. 이후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2018년에 멕시코시티 시장에 당선되면서 인지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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