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이어 시父 숨지자…“손녀들 데리고 나가라" 시母

[서울=뉴시스] 남편에 이어 모시고 살았던 시아버지마저 세상을 떠나자 함께 살던 시어머니가 상속재산분할심판 소장과 함께 “손녀들 데리고 나가”라고 전해 고민이라는 며느리의 사연이 공개됐다. (사진=YTN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최윤서 인턴 기자 = 남편에 이어 모시고 살았던 시아버지마저 세상을 떠나자 함께 살던 시어머니가 상속재산분할심판 소장과 함께 “손녀들 데리고 나가”라고 전해 고민이라는 며느리의 사연이 공개됐다.

3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8세와 3세 된 두 딸들과 함께 사는 집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는 여성 A씨의 고민 사연이 소개됐다.

A씨는 신혼 때부터 시아버지 명의의 집에서 시부모님을 모시며 살았다. 결혼 8년 차에 접어들자 시아버지는 A씨 부부에게 “함께 살아줘서 고맙다”며 퇴직금 1억원을 건넸다.

그로부터 2년 뒤 시아버지는 치매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정성으로 시아버지를 돌봤으나 증상은 점점 악화됐다. 설상가상으로 A씨의 남편은 졸음운전을 하다 교통사고로 숨졌다.

이후 시어머니는 A씨를 볼 때마다 “남편 잡아먹었다” “네 팔자가 사나워 우리 아들이 그렇게 됐다”며 원망을 쏟아냈다. A씨는 그런 시어머니가 야속했지만 아들 잃은 괴로움 때문이라고 생각해 묵묵히 참았다고 한다.

그런데 A씨 남편 사망 후 반년 정도 지나고 시아버지마저 세상을 떠났다. 장례를 치르자마자 시어머니는 기다렸다는 듯 A씨에게 “손녀 둘 다 데리고 나가서 살아라”라고 말했다.

그간 딸이 너무 어려 그저 버티고 있었다던 A씨는 결국 시어머니와 남편의 형제자매가 제기한 상속재산분할 심판 소장을 받았다.

A씨는 “저와 두 딸의 상속분 산정액이 시어머니와 남편의 형제자매보다 훨씬 더 적게 산정돼 있었다”며 “남편이 생전에 시아버지로부터 퇴직금 1억원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어떻게 해야 하느냐. 저는 이대로 쫓겨나야 하는 건가요”라며 상속 조언을 구했다.

이에 이날 라디오에 출연한 법무법인 신세계로 이경하 변호사는 “A씨와 딸들도 고인이 된 시아버지의 상속인에 포함된다”며 “우리 민법은 대습상속을 인정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남편과 시아버지의 사망 순서라는 우연하고 임의적인 사정 때문에 상속인 여부가 결정되면 형평에 반하기 때문에 이러한 것을 방지하고자 우리 민법이 대습상속을 인정하고 있다. A씨와 두 따님은 피대습자인 남편을 갈음해 시아버지의 공동상속인이 된다”고 전했다.

A씨의 남편이 시아버지로부터 1억원을 받았던 것에 대해서는 “대습상속인인 A씨와 딸들의 특별수익에 해당할 수 있다”며 “아마 상속재산분할 심판을 청구한 시어머니와 남편의 형제자매들 역시 남편 분께서 생전 시아버지께 받은 1억원이 특별수익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즉, 피상속인이 생전 상속인에게 재산을 미리 증여한 경우, 해당 수익은 상속분을 미리 받은 것으로 취급해 상속분 산정에서 참작해야 한다는 취지다.

다만 “대법원은 특별수익을 판단하는 기준에 대해 피상속인이 한 생전 증여에 상속인의 특별한 부양 내지 기여에 대한 대가의 의미가 포함된 경우 전 증여를 특별수익에서 제외할 수 있다고 판시한 바 있다”며 “A씨와 남편이 10년간 시아버지를 모시고 살면서 부양한 것에 대한 대가 의미가 포함됐다고 인정되면 1억원은 특별수익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 민법은 상속재산 기여분 규정을 두고 있어 남편이 생전 10년 이상 시아버지를 모시고 살았고, 특히 시아버지가 치매에 걸린 후에도 간병하며 계속 모셨다는 점을 잘 피력하면 특별부양으로서 기여분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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