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 성지’ 성수동 만든 붉은 벽돌?…해외 브랜드들 주목[서울25]
글로벌 명품·패션 브랜드 매장들이 성수동에 잇따라 문을 연 배경으로 붉은 벽돌 건축물이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고유한 특색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3일 성동구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한국 매장 운영에 들어간 패션 편집숍 ‘키스’(Kith)는 성수 첫 점포의 외관을 붉은 벽돌로 조성했다. 매장이 위치한 연무장길의 붉은 벽돌 건축물에서 모티브를 따온 것이다.
다양한 브랜드·디자이너와 협업으로 유명해진 이 브랜드가 정식 매장을 낸 것은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일본 도쿄에 이은 세계 4번째다. 키스와 독점 유통 계약을 체결한 한섬 측은 매장 오픈 전 정원오 성동구청장과 면담 자리에서 성수 매장의 디자인을 설명하며 붉은 벽돌의 특징 등도 언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키스’와 비슷한 위치에 매장을 마련한 ‘성수 디올’과 ‘아모레 성수’ ‘아더 성수 스페이스’, ‘엠프티’, ‘대림창고 갤러리’ 등은 낮은 높이의 건물이 이어진 골목을 따라 옛 붉은 벽돌 건축물이 만든 성수동의 특색을 강점으로 분석했다는 것이 성동구의 설명이다.
준공업지역이었던 성수동은 1970~1980년대 붉은 벽돌로 지은 공장·창고·주택 등이 밀집한 노후화된 구역이었다. 성동구는 이를 개발하는 대신 보존해 지역의 역사·문화적 가치가 있는 자산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붉은 벽돌 건축물 보존 및 지원 조례’를 제정한 후 2018~2021년 서울숲 북쪽 주변 건축물 약 30곳에 대해 시범사업을 했다. 붉은 벽돌 건축물로 건축 또는 리모델링을 하면 공사 금액의 2분의 1 이내에서 최대 2000만원을 지원하는 것이다. 지난해부터는 뚝섬역 남쪽 약 2만8000㎡ 지역으로 지원 대상 지역을 넓혔다.
이에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특색이 예술가·기업인들을 유인했고, 젊은 세대가 모이는 공간으로 성장한 것이다. 패션뿐 아니라 디자인과 영상, 게임 캐릭터 등 업종도 다양해지고 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미국 브루클린에서 시작한 브랜드인 키스(Kith)’가 ‘한국의 브루클린’이라고 불리는 성수동에 한국 1호 매장을 연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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