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중, 국가적 인재 손실” 두둔에…트바로티 “팬 사칭 불순세력, 팬덤 이용 말라”

박윤희 2024. 6. 3.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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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뺑소니 혐의로 지난달 31일 검찰로 송치된 가수 김호중(33)에 대해 KBS가 ‘한시적 출연 정지’를 결정한 것 관련 일부 팬들이 김씨를 두둔하는 청원을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공식 팬카페측은 “팬을 사칭하는 불순세력의 주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고 있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는 모습. 사진 = 뉴시스
지난달 26일 KBS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는 ‘김호중 가수 퇴출에 관한 반박내용. 약 100억 기부 나눔의 선한 영향력인 김호중 아티스트’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을 올린 A씨는 “제가 참 아끼고 좋아하는 스타가 지금 언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며 “그의 잘못을 두둔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김호중은 아직 젊은 30대 초반의 나이고 앞으로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은 청년”이라고 말했다. 

또 “그의 천재적인 재능을 아깝게 여겨서 그가 자숙하며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법은 냉정하지만 사회는 보듬고 안아주는 관용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A씨는 “김씨는 어렸을 때 불안한 가정 환경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고, 성인이 돼서도 그를 올바른 길로 인도해 줄 수 있는 진정한 어른이 없었다”며 “그가 저지른 죄는 밉지만 그의 곁에 옳고 그름의 판단을 가지고 그를 도와줄 진실된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고 전했다.

김씨의 방송계 퇴출을 재고해달라는 해당 글은 3일 오후 1시 기준 1456명의 동의를 얻었다. KBS는 30일 동안 1000명의 동의를 얻은 글에 대해 답변해야 한다.

지난달 28일에도 해당 게시판에 ‘클래식의 대중화를 이끄는 김호중의 KBS 퇴출을 반대한다(반성하고 있는 김호중의 인권을 보장해 달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을 올린 B씨는 “대한민국의 국제적인 테너이자 클래식의 대중화에 크게 이바지하는 김호중이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깊이 후회하며 성실히 수사에 임하겠다고 했다”며 “그동안 많은 선행을 하며 모든 프로그램에 최선을 다했던 사람이 잘못을 뉘우치고 용서를 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안드레아 보첼리 30주년에 초대된 한국의 테너이고 크로스오버의 한 획을 긋고 있는 김호중의 KBS 퇴출은 대한민국의 인재 손실임이 분명하다. 이에 김호중의 KBS 퇴출에 반대한다”고 했다.

또 “그는 지금 반성을 넘어 수치심과 자책이라는 커다란 칼을 자신에게 꽂고 누구보다 아파하고 있을 것”이라며 “그간 김호중이 받아온 비난의 상처가 커 더는 흠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는 강박과 팬들의 사랑을 잃을까 하는 두려움이 커 순간 잘못된 선택을 한 것 같다”고 옹호했다.

김호중을 향한 과도한 언론 보도를 중단해달라는 청원도 올라왔다. 한 청원인은 “모든 국민에게 공정해야 할 언론에서만이라도 법을 잘 모르는 국민들의 알권리를 침해하고 선동해서, 가수가 저지른 잘못보다 훨씬 과도한 비난을 받게 만드는 불공정한 보도 행태를 중단해주실 것을 진심으로 요청드린다”고 했다.

또한 “이것은 아무리 거창한 공명정대한 목적을 위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잘못된 보도 행위로 해당 가수에 대한 중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는 비난 여론을 악화시켜 여론 법정에서 이미 해당 가수를 중죄인으로 만들어 억울한 피해를 줘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사진=KBS 청원 게시판)
김씨를 두둔하는 일부 팬들의 주장이 잇따라 올라오자 공식 팬카페 ‘트바로티’는 지난달 30일 공지사항을 통해 “(김씨를 두둔하는 주장은) 팬을 자칭하는 정체불명의 사람들의 이야기일 뿐이다”며 선을 그었다. 

이들은 “아리스(김씨의 팬덤명)는 이전 입장문에서 밝힌 바와 같이 자숙하며 침묵 중”이라며 “언론은 팬을 사칭하는 불순세력을 이용해 가십화하는 행태를 중단하고 특수 목적을 가진 일부 사람들에 의해 팬덤이 이용당하는 일이 없도록 (해주길) 간곡히 요청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KBS는 지난달 29일 방송출연규제심사위원회를 열고 김호중의 자사 방송 출연을 한시적으로 정지했다. 이로써 김호중이 부른 KBS2 주말드라마 ‘미녀와 순정남’ OST인 ‘결국엔 당신입니다’도 방송 사용이 중단된 상태다.

현재 김호중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및 위험운전치상, 도로교통법 위반, 범인도피교사, 음주운전 혐의를 받고 있다. KBS 측은 법원의 1심 판결에 따라 규제 수위를 다시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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