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치며 재즈를 부르기까지…마리아 킴, 7집 내고 월드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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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킴은 피아노 치듯 노래하고, 노래하듯 피아노를 친다.
"15살에 재즈를 시작해 30살에 첫 앨범을 냈어요. 피아노와 보컬을 같이 하다 보니 배우는 기간이 2배가 아니라 4~5배는 걸린 것 같아요. 힘들기도 했지만, 후회하진 않아요."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만난 마리아 킴이 말했다.
베낵의 장기인 보컬리즈(가사가 있는 노래를 재즈 즉흥연주처럼 부르는 것)를 둘이 함께 구사한 '지닌'에 가장 애착이 간다고 마리아 킴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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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보컬, 리듬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야
피아노, 다른 악기와 유기적으로 묶여야
무의식 중에 노래와 피아노 조율하려해
마리아 킴은 피아노 치듯 노래하고, 노래하듯 피아노를 친다. 야구선수 오타니 쇼헤이의 투타 겸업만큼은 아니어도 재즈에서 피아노와 보컬을 겸하는 사례는 흔치 않다. 더군다나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재즈 보컬 음반상(2022), 대한민국연예예술상 재즈 아티스트상(2023)을 받았을 만큼 실력을 인정받는 사례는 더욱 드물다.
“15살에 재즈를 시작해 30살에 첫 앨범을 냈어요. 피아노와 보컬을 같이 하다 보니 배우는 기간이 2배가 아니라 4~5배는 걸린 것 같아요. 힘들기도 했지만, 후회하진 않아요.”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만난 마리아 킴이 말했다.
그는 3살 때부터 클래식 피아노를 배웠다. 사춘기 시절, 정해진 길로 쳐야만 하는 클래식에 반항하고 싶어서였을까? 그는 엄한 선생님 몰래 변주하면서 재미를 느꼈다. 그길로 재즈 피아니스트 민경인을 찾아가 재즈의 세계에 발을 들였다.
재즈의 꽃인 즉흥연주에 심취했다. 문제는 과유불급이었다. “피아노는 음역대가 넓고 호흡을 신경 쓸 필요도 없으니 자꾸 과하게 연주하게 되더라고요.” 선생님이 제시한 해법은 ‘노래’였다. 노래는 음역대가 제한되고 도중에 숨도 쉬어야 하니 절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훈련 삼아 노래도 부르기 시작했다.
2006년 미국 버클리음대로 유학 간 그는 교수이자 피아니스트 레이 산티시에게 고민을 털어놨다. “노래도 재밌어서 해봤는데, 피아노와 같이 해도 될까요?” 산티시는 대답 대신 “같이 연주해보자”고 했다. 노래를 듣고는 산티시가 말했다. “이렇게 재밌게 하면 되는 거지.” 이후 마리아 킴은 피아노와 보컬을 병행하기 시작했다. 피아노와 보컬을 겸하는 걸로 유명한 다이애나 크롤도 산티시의 제자였다는 사실은 나중에서야 알았다.
“피아노는 베이스, 드럼 등 다른 리듬 악기와 유기적으로 묶여 리듬을 정확하게 표현해야 하는 반면, 재즈 보컬은 리듬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날아가야 해요. 두 가지를 분리하고 모드 전환하는 게 어려워요. 운전할 때 발로는 가속·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서 눈으로 앞을 살피고 손으로 핸들을 조작하는 것처럼 거의 무의식 중에 노래와 피아노를 조율하려고 해요.”
마리아 킴은 오는 7일 정규 7집 ‘미스티 블루’를 발표한다. 미국 레이블 라리저브에서 내는 첫 음반이다. 연결 고리는 이 레이블에 소속된 그래미 수상 경력의 트럼펫 연주자 겸 보컬리스트 베니 베낵 3세다. 마리아 킴은 에스엔에스(SNS)로 알게 된 베낵과 악기·보컬을 병행한다는 공통점 덕인지 금세 가까워졌다. 둘은 지난해 9월 한국에서 닷새간 7회 공연을 한 뒤 이틀간 10곡을 녹음했다. 그 결과물이 이번 7집이다.
마리아 킴은 “재즈 본고장 미국에서 내는 앨범인 만큼 ‘재즈의 본질로 돌아가자’는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1950년대 이런 고민에서 탄생한 하드밥 장르 곡들을 연주한 건 그래서다. 베낵이 모든 곡의 트럼펫 연주를 맡았고, ‘타이트’ ‘유어 마인, 유’ ‘지닌’ 등 3곡에선 노래도 함께 불렀다. 베낵의 장기인 보컬리즈(가사가 있는 노래를 재즈 즉흥연주처럼 부르는 것)를 둘이 함께 구사한 ‘지닌’에 가장 애착이 간다고 마리아 킴은 말했다.
마리아 킴은 앨범 발매 전날인 6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광림아트센터 장천홀에서 앨범 발매 기념 공연을 한다. 7일 통영, 8일 대구 공연에 이어, 7월 오스트레일리아, 8월 미국, 10월 대만, 11월 중국 등 월드투어에도 나선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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