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 위기 시대의 역사, 기억과 유산’ CGSI-WHIPIC 공동주최 국제학술회의 개최
서강대학교 트랜스내셔널인문학연구소(CGSI, 소장 임지현 석좌교수)와 유네스코 세계유산 국제해석설명센터(WHIPIC, 센터장 홍창남)는 오는 6월 13일부터 15일까지 국제학술회의 ‘생태 위기 시대의 역사, 기억과 유산’(History, Memory, and Heritage in the Age of Ecological Crisis)을 공동 개최한다. 국제철학·인문학협회(CIPSH)의 협조 하에 개최되는 이번 학술회의의 메인 행사는 13~14일 양일간 서울시립미술관 세마홀에서 진행된다.
기후·생태 위기가 심화됨에 따라 인문학·사회과학 분야의 연구자들도 점차 환경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개별 환경 이슈들에 주목하는 것을 넘어서 역사, 기억, 문화 등 인문학·사회과학의 오랜 탐구 주제에 대한 이해와 분석에 다층적·다면적인 사회-생태적 관계의 고찰을 통합하려는 노력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본 학술회의는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하나의 시도다. 새롭게 대두되고 있는 학제적 ‘환경인문학’(environmental humanities)의 관점을 통해 과거가 이해되고 (재)구성 혹은 (재)해석되며 기억되는 방식, 그리고 그러한 과정이 유산의 지정·구현 및 이에 대한 사회적 반응에 투영되는 양상을 보다 비판적이고 맥락적으로 검토하고자 한다.
다양한 전공의 국내·외 연구자들이 참여하는 본 학술회의는 역사학, 문학, 인류학, 지리학, 고고학 및 학제적 분야 기억연구(memory studies), 유산학(heritage studies) 등을 아우르는 한편 이들과 환경인문학의 접점을 모색하는 풍부하고 심도 있는 토론과 대화의 장을 제공할 것이다.
첫째 날에는 총 6명의 학자가 환경인문학 관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연구를 발표하고, 라운드테이블 토론을 진행할 예정이다.
· 돌리 요르겐센(Dolly Jørgensen) 교수(스타방에르대, 노르웨이)는 모리셔스, 영국, 노르웨이 박물관의 ‘멸종’(extinction) 관련 전시 사례 분석을 통해 자연사/문화사를 분리하는 종래의 유산 인식을 넘어 환경파괴 또한 불편 문화유산으로 이해돼야 한다고 역설한다. · 유사한 맥락에서 엘리자베스 크라이더-리드(Elizabeth Kryder-Reid) 교수(인디애나대, 미국)는 기존의 유산 논의에서 환경피해의 공간과 기억이 부재하거나 망각돼 왔음을 지적하고, 해당 공동체와 활동가들의 환경정의 요구가 이러한 현실에 제기하는 도전을 조명한다. · 소냐 K. 픽(Sonja K. Pieck) 교수(베이츠대, 미국)는 냉전 시기의 동·서독 국경 지대를 생태보전 지역으로 전환시키는 과정을 추적하고, 생태계 파괴와 복원은 해당 지역에 존재했던 폭력과 그에 관한 기억 및 트라우마와 분리될 수 없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 환경사학자인 로한 디수자(Rohan D’Souza) 교수(교토대, 일본)는 기상 이변에 처한 아시아 도시의 대응을 위해 제시된 두 다른 패러다임을 비교하고, 그에 함축된 자연 및 자연-인간 관계의 상상을 검토함으로써 환경인문학이 인류세 시대 아시아에 제공하는 통찰을 논의한다. · 빅토리아 사라마고(Victoria Saramago) 교수(시카고대, 미국)는 라틴 아메리카의 국립공원 설립에 기여한 후안 기마라에스 로사와 알레호 카르펜티에르의 소설을 통해 문학에 나타난 상징적 보전이 해당 자연환경을 실제 보전해야 할 기억의 공간으로 창출하는 과정을 분석한다. · 마지막으로 김상현 교수(서강대)는 산업화는 곧 사회-생태적 관계를 특정한 방향으로 (재)구성하는 과정임에도 산업화의 역사적 기억에서 그 생태적 영향이 누락되고 있음을, 일본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을 둘러싼 논란과 한국 경제발전 전시의 사례를 들어 비판한다.
둘째 날에는 유산의 해석, 보전, 관리 및 정책 활동에 보다 직접적으로 참여해 온 연구자와 전문가 5명이 발표하고, 토론을 이어간다. 첫째 날에서 제기된 환경인문학의 문제의식이 유산 전문가들의 논의와 어떻게 접목될지 기대된다. 인간과 유산, 그리고 환경의 관계 인식과 강화의 열쇠는 상호간 연결에 있다.
· 이수정 연구개발실장(유네스코 세계유산 국제해석설명센터, 한국)은 세계유산제도를 중심으로 현재의 물리적인 보존 중심의 제도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역사 환경에 대한 통합적 해석의 필요에 대해 논한다. · 나이젤 밀스(Nigel Mills) 컨설턴트(나이젤 밀스 헤리티지, 영국)는 오랜 유산해석 현장경험을 기반으로 ‘사람’과 ‘장소’를 소통을 통해 연결하는 방법과 사례로서 해석 전략의 개념과 역할 및 실행을 위한 이해관계자를 소개한다. · 마티아스 립(Mattias Ripp) 선임관리자(세계유산 레겐스부르크 구시가지, 독일)는 변화하는 세계와 사회 속 유산해석의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한다. 다양한 소통 양식과 유산 활용이 발생하는 유산의 현대적 맥락을 고려한 ‘시스템 기반 유산해석’을 통해 다양한 유산 활용 목적 간 이뤄지는 유산해석의 결과에서 발견되는 여러 시사점을 도출한다. · 프란체스카 길베르토(Francesca Gilberto) 연구원(리즈대학교, 영국)은 급속적 도시화, 기후변화, 매스투어리즘, 불평등 증가 등이 초래한 유산보존과 개발 간 새로운 관계 전환을 유네스코 역사도시경관(HUL)을 통해 소개하고, 지속 가능한 유산관리를 위한 통찰을 플로렌스와 에딘버르 세계유산 도시 사례를 통해 공유한다. · 마지막으로 이진형 교수(목포대학교, 한국)가 유산해석이 주는 ‘기억에 남는 경험(Memorable experience)’을 통해 인간-유산-환경 간 관계에 의미 있는 변화 창출 가능성을 국내외 다양한 관련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모색한다.
이번 학술회의는 서구중심적 기억연구의 한계를 넘어 연대와 소통을 위한 지구적 기억 구성체의 가능성을 검토해 온 서강대학교 트랜스내셔널인문학연구소(CGSI)의 인문한국플러스(HK+) 지원사업 ‘지구적 기억의 연대와 소통: 식민주의·전쟁·제노사이드’ 프로젝트와 시대와 공간을 잇는 상생적 가치에 기반해 포용적 유산 해석과 설명을 제공함으로써 세계유산의 가치 다양성 증진을 위해 노력해 온 유네스코 세계유산 국제해석설명센터(WHIPIC) 간의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조직됐다.
서강대학교 트랜스내셔널인문학연구소 소개
서강대 트랜스내셔널 인문학 연구소는 한국의 인문사회과학을 고답적인 일국적 패러다임에서 구출해 인간과 사회, 그리고 환경에 대한 전지구적 전망을 지닌 새로운 비전의 21세기적 인문학, ‘위로부터의 지구화’에 대한 대안으로 ‘아래로부터의 지구화’를 지향하고, 그를 위한 이론과 방법론, 실천방식 등을 고민하는 담론 공간이다. 주인과 손님 구별 없이 모두가 주인이자 손님이고, 민족·인종·젠더·계급·세대의 차이를 비판적으로 자각하면서도 그 안에 갇히지 않는 열려 있는 담론 공간인 트랜스내셔널 인문학 연구소로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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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서강대학교 트랜스내셔널인문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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