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극복엔 ‘케겔 댄스’?…국힘 시의원이 내놓은 황당한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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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 대책으로 괄약근을 조이는 '케겔운동법'을 제안한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김용호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이 시의회 누리집을 통해 배포한 4건의 보도자료를 보면, 김 의원은 지난해 4월부터 '국민댄조(댄스+체조)운동'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왔다.
문제는 김 의원이 시의원 직위를 활용해 과학적 근거가 뒷받침되지 않은 민간 운동법 보급에 힘쓰고 있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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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여성들이 춤춰야” “아기 낳을 때 장점”
2500만원 예산…직위 활용 민간 이익화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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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 대책으로 괄약근을 조이는 ‘케겔운동법’을 제안한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운동법을 서울시가 정책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요구까지 하고 있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3일 김용호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이 시의회 누리집을 통해 배포한 4건의 보도자료를 보면, 김 의원은 지난해 4월부터 ‘국민댄조(댄스+체조)운동’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왔다. 댄조는 한 민간단체가 변비에 도움이 된다며 만든 운동법으로 케겔운동과 체조 동작을 조합한 것인데, 김 의원은 이를 범국민적 운동으로 전개하자는 취지에서 ‘국민댄조’라 부르며 “여성들이 아기 낳을 때 장점이 있다” “출산장려를 위해 젊은 여성들이 춤을 춰야 한다”는 등의 주장을 더했다. 김 의원은 지난달 31일 낸 보도자료에서도 “국민댄조는 시민의 건강증진 및 출생장려와 치매예방을 목표로 한다”며 “변비개선, 뱃살 다이어트, 미용, 면역력 강화, 스트레스 해소, 우울증 퇴치 등 다양한 건강 효과를 가져온다”고 했다.
문제는 김 의원이 시의원 직위를 활용해 과학적 근거가 뒷받침되지 않은 민간 운동법 보급에 힘쓰고 있다는 데 있다. 김 의원은 지난해 11월 시의회 정책위원장 재직 당시 국민댄조운동을 소개하고 확산 방안을 논의하는 정책포럼을 열었고, 같은 달 시의회 시정질문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울시 관료들에게 “서울광장에서 댄조행사를 열자” “서울시장배 캠페인을 벌이자” “서울시립대 같은 대학에서 인근 주민들과 학생들에게 댄조운동을 하게 하자”는 제안까지 했다.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28일까지는 한 민간단체와 함께 서울시와 서울시의회의 후원을 받아 중구 덕수궁 돌담길 앞에서 댄조를 시연하는 행사도 매일 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해당 단체가 민간단체 생활체육대회 지원사업에 응모해 심사를 거쳐 선정됨에 따라 2500만원의 예산이 지원됐다”며 “시정질문에서 이야기가 나온 댄조 관련 사업은 추진되는 게 없다”고 했다.
김 의원이 공직자 신분으로 특정 민간단체가 이익을 보도록 돕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김 의원은 지난해 11월 “국민댄조 전문강사 양성으로 젊은층 및 중장년층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다”는 주장을 폈는데, 해당 민간단체는 월 33만원 강의료를 받는 강사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시민입법위원장 정지웅 변호사는 “공직자가 민간단체의 이익을 위해 활동을 하는 것처럼 비쳐 적절치 않아 보인다. 이해충돌이 발생할 우려도 있어 보인다”며 “무엇보다도 저출생 해법이라고 하기엔 황당한 이런 주장들이 지방의회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김 의원의 해명을 들어보려 여러 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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