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다더워" 물 벌컥벌컥 마셨다간…'이 병'엔 오히려 독

백영미 기자 2024. 6. 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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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콩팥병, 과도한 물 섭취 주의해야
물·과일 소량씩 자주 나눠 먹는 게 좋아
저혈압 기능장애·고혈압은 탈수 주의를
[서울=뉴시스]무더운 여름에는 땀으로 인한 수분 손실량이 많아지는 만큼 수분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만성 콩팥병 환자들은 목이 탄다고 수분을 과도하게 섭취했다간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어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사진=유토이미지 제공) 2024.06.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무더운 여름에는 땀으로 인한 수분 손실량이 많아지는 만큼 수분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만성 콩팥병 환자들은 목이 탄다고 수분을 과도하게 섭취했다간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어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3일 의료계에 따르면 우리 몸의 60~70%는 수분으로 구성돼 있다. 소변과 땀 등으로 외부로 배출되는 하루 수분량은 성인 기준으로 약 2.5L다. 신장은 양 옆구리 뒤, 등쪽 갈비벼 밑에 2개가 나란히 위치해 있다. 주먹 만한 크기의 강낭콩 모양으로 팥색을 띠고 있어 콩팥이라 불리기도 한다. 혈액 속 노폐물을 배설하고 체내 항상성을 유지하는 중요한 기관이다.

만성 콩팥병 환자는 물을 과다 섭취하거나 칼륨이 많은 여름 과일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부종이 생기거나 칼륨이 배설되지 않고 몸에 축적돼 심장근육에 영향이 가는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김진숙 경희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수분과 염분이 과도하게 유입되면 소변이나 땀을 통해 외부로 배출하며 체내 균형을 유지하지만, 신장 기능이 떨어진 만성콩팥병 혹은 투석 환자는 전신 부종이 발생하거나, 폐·심장에 물이 차는 등 건강에 위협적인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장 질환자가 아니더라도 과도한 수분 섭취는 저나트륨혈증과 같은 전해질 불균형을 유발할 수 있으며, 심할 경우 생명도 위협할 수도 있기 때문에 수분 섭취량을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고 했다.

신장 질환자라고 해서 무조건 수분 섭취를 최소화하면 오히려 탈수로 신장 손상이 가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평소 소변량과 신장 기능의 정도 등을 바탕으로 전문 의료진과 논의해 적정 수분 섭취량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김 교수는 “신장 질환자는 수분과 전해질 배설 능력뿐 아니라 칼륨 배설 능력도 저하돼 있기 때문에 수박과 참외, 바나나 등 칼륨이 다량 함유된 여름철 제철 과일 섭취에도 유의해야 한다”며 “칼륨을 원활히 배출하지 못하면 혈중 칼륨 농도가 상승하고 이는 근육쇠약, 부정맥은 물론 심한 경우 심장마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물’과 ‘과일’은 한 번에 많이 먹기보다는 소량씩 자주 나눠 섭취하는 것이 좋다. 투석 중인 환자라면 외부 세균에 대한 방어력이 급격히 떨어져 있기 때문에 여름철 피부 질환에 의해 몸을 긁거나 상처가 나는 것을 최소화하고 각종 바이러스 감염에 주의해야 한다.

여름철에는 체내 수분량이 급격히 줄어 저혈압도 주의해야 한다. 체온을 낮추기 위해 혈관을 확장해 다량의 땀을 통해 수분과 전해질을 외부로 배출하기 때문이다. 수분량이 줄면 자연스럽게 혈액의 양도 줄고 심장이나 뇌로 공급되는 혈류도 약해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공하는 의료통계 데이터를 보면 저혈압 환자의 연중 발생률은 6월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7~8월 정점을 찍는다.

우종신 경희대병원 심장혈관센터 교수는 “어지럼증을 느낀다면 단순히 ‘더위를 먹었다’고 생각하기보다는 혈압 변화에 따른 증상의 일부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저혈압이 위험한 이유는 피부나 근육에서부터 중요 장기로까지 단계별로 혈액 공급을 줄여 정신을 잃고 쓰러지거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기능 장애로까지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름철 저혈압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땀으로 배출되는 수분과 전해질의 양에 맞춰 물을 보충하는 것이다. 또 충분한 영양소 섭취를 통해 혈액의 생성과 순환을 더욱 원활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수분 부족은 저혈압의 위험뿐 아니라 심근경색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우 교수는 “수분이 부족하면 혈액 내 수분량도 줄어들다보니 혈액 자체의 점도가 높아져 끈적거리는 상태가 되고 이는 심장혈관이 막히는 심근경색까지 초래할 수 있다”며 “그렇다고 물을 너무 많이 마신다면 혈액량이 증가하고 혈액을 온몸으로 보내는 심장에 무리를 줘 심박출량이 증가하고 혈압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적당한 수분 섭취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혈압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라면 탈수에 주의해야 한다. 고혈압 약은 크게 ▲심장 박동수를 줄이거나(베타 차단제) ▲소변을 통한 수분 배출로 혈관의 저항을 줄이거나(이뇨제) ▲심장의 수축력을 억제하고 혈관의 확장을 도모(칼슘 통로 차단제)하는 원리다.

하지만 충분한 수분 섭취가 동반되지 않으면 체내 수분 부족으로 혈관수축과 소변 배출이 억제되기 때문에 어떤 고혈압약을 복용하는지 확인해 전문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적정 수분 섭취량’을 파악하는 것이 좋다.

☞공감언론 뉴시스 positive10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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