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 세대의 필수 외식 코스"…라면업계 '맵부심' 자극한 이 제품

한전진 2024. 6. 3.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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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 '마슐랭' 마라맛 라면 브랜드 론칭
팔도 "마라 볶음면 등 제품 확대"…농심도 참전
이젠 '한국형 마라맛'으로 히트 상품 발굴 포석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국내 라면업계가 ‘마라’(麻辣) 라면 흥행에 다시금 도전장을 던졌다.

마라탕 등 마라의 매운맛에 대한 인기가 1020 세대를 중심으로 지속되고 있어서다. 마라는 중국 사천지방의 향신료로 톡 쏘는 매운맛이 특징이다. 앞서 마라 라면은 기존 국내 매운 라면에 밀려 힘을 쓰지 못했다. 업계는 한국형 마라맛이 진일보한 만큼 이젠 히트 상품을 적극적으로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마라탕 (사진=연합뉴스)
◇오뚜기 마슐랭, 팔도는 마라왕…마라 라면 경쟁 ‘후끈’

3일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007310)는 마라라면 브랜드 ‘마슐랭’을 선보였다. 첫 신제품으로 용기면(컵라면)인 ‘마라탕면’을 오는 14일 선보일 예정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제품은 얼얼한 2단계 맵기의 마라탕으로 ‘푸주’와 ‘두부피’ 건더기를 넣어 전문점의 맛을 재현한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오뚜기 마슐랭 브랜드 로고 (사진=오뚜기)
오뚜기는 앞으로 마슐랭 브랜드의 상품군을 더욱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마라샹궈 등 제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그만큼 마라 라면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것이 오뚜기의 설명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10월 자사 용기면 컵누들의 마라탕 맛을 출시했는데 현재 누적 판매량 900만개를 돌파했다. 앞으로 삼양식품(003230)의 불닭볶음면을 겨냥한 마라 볶음면 등의 출시도 예상되고 있다.

팔도도 마라를 주요 신제품으로 점찍었다. 지난 3월 신규 라면 브랜드 ‘마라왕’을 선보이고 ‘팔도마라왕비빔면’을 출시했다. 팔도 연구진은 찬물로 헹군 면에 잘 어울리는 ‘한국식 마라 분말스프’를 개발했다. 특히 산초와 베트남 하늘초를 배합해 향신료에 익숙지 않는 한국 소비자를 겨냥했다. 팔도 관계자는 “국물라면, 볶음면 등 다양한 형태로 제품군을 늘릴 것”이라고 전했다.

라면 업계 1위 농심(004370)도 마라에 진심이다. 지난 3월 ‘사천마라탕면’을 출시했다. 현재 농심의 가장 매운 라면인 ‘신라면 더 레드’의 7500SHU(스코빌 지수)과 비슷한 맵기의 제품이다. 포두부, 청경채 등 마라탕의 핵심 건더기를 다양하게 넣어 깊고 진한 마라 국물맛이 특징이다.

마라탕에 빠진 1020세대…‘마라 라면’ 히트작 선점해야

이처럼 라면업계가 마라 라면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성장성 때문이다. 마라 라면은 아직 대표 상품이 없는 카테고리다. 제대로 히트만 친다면 ‘롱런’을 기대할 수 있다. 블루오션이라는 얘기다. 이 밖의 라면 카테고리는 포화상태다. 50여년전 나온 제품이 여전히 굳건한 스테디셀러다. 봉지면은 신라면, 진라면, 삼양라면, 계절면은 팔도비빔면, 볶음면은 불닭볶움면인 식이다.

팔도 마라왕 비빔면 (사진=팔도)
특히 마라는 라면의 잠재적 주력 소비자인 10~20대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가 지난달 28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마라탕을 주메뉴로 하는 식당의 이용 건수를 확인한 결과, 10대(7.2%)와 20대(26.1%)를 합친 비율이 33.3%로 나타났다. 40대의 이용 비중인 30.3% 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마라의 인기는 수출입 지표로도 확인된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수입된 소스류(소스·소스용 조제품·혼합조미료)는 8만250t(톤)으로 나타났다. 전년 (7만8398t) 대비 2.4% 증가했다. 이는 최근 5년 중 최대치다. 중국 소스 수입은 △2019년 6만5795t △2020년 7만2171t △2021년 7만6378t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물론 마라의 인기와 별개로 마라 라면 자체의 흥행은 아직 장담할 수 없다. 마라의 맛이 기존 국내 소비자가 기대하는 라면의 맛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라면 업계는 지난 2020년 마라탕 봉지 라면 등 여러 제품을 출시했지만 큰 반향을 일으킨 제품은 없었다.

업계는 과거처럼 마라가 주는 이색적 맛에 집중하기 보다 한국식 마라맛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 마라 라면 붐이 일었을 당시는 색다름에 집중해 낯선 맛에 대한 현지화 노력이 크지 않았다”며 “지금은 기존 출시 제품에 페이버(맛)을 출시하는 등 이질감을 줄이고 한국형 마라 라면을 내놓는 추세다. 마라 맛도 더욱 익숙해진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한전진 (noretur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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