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유에 화학약품 섞은 가짜 경유 판 일당 검거

충남경찰청, 주유소 운영하며 580억원 어치 판매 38명 붙잡아 9명 구속

충남경찰청. 송인걸 기자

충남경찰청 형사기동대는 580억원대 가짜 석유를 제조해 판매한 혐의(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위반 등)로 ㄹ상사 직원 38명을 검거해 ㄱ씨 등 주요 가담자 9명을 구속했다고 3일 밝혔다.

ㄱ씨 등은 해상유(바다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기름)와 경유를 섞어 가짜 석유제품을 제조한 뒤 2021년 6월부터 2022년 7월까지 전국 25개 주유소를 직접 운영하며 주유하러 들른 차량에 가짜 석유제품을 판매하는 수법으로 약 4200만 리터(약 580억원)를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수사 발표를 보면, 경찰은 충남에서 가짜 경유가 판매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주유소들이 판매하는 경유를 수거한 뒤 한국석유관리원에 성분 검사를 의뢰해 황 함량이 높아 육상에서 사용할 수 없는 해상유(기준치 10ppm)에 일부 화학성분을 첨가한 가짜 경유가 유통되는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은 해상유를 운송하는 차량의 이동 동선 등을 분석해 인천 중구의 한 항구에 정박해 있는 대형 선박에서 해상유가 대량으로 불법 유출한 사실을 밝혀 해경에 통보하고, 판매망인 전국 25개 주유소의 관련자들을 검거하고 매출 장부 등을 압수했다. ㄱ씨 등은 가짜 석유를 판매하려고 ㄹ상사를 설립한 뒤 총책, 투자자, 황 분석 담당, 재고 담당, 운전사, 주유소 관리소장 등 역할을 나누고 전국 판매망을 갖춘 것으로 확인됐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육상에서 판매하는 경유와 구분하려고 해상유에 식별제를 첨가한다. ㄱ씨 등은 화학약품을 혼합하는 신종 수법으로 식별제 색깔을 없애 해상유를 일반 경유처럼 만들어 팔았다”며 “검거 과정에서 ㄹ상사 공동총책이 전북지역 폭력조직의 주요 인물이라는 사실도 밝혀내 범죄단체 등의 조직 혐의도 추가했다”고 밝혔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