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등은 나에게 아픔, 팬 분들께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도록 최선 다할 것”…한화 사령탑 맡게 된 김경문 감독의 당찬 포부 [MK인터뷰]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2024. 6. 3.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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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은 나에게 있어 아픔이었다. 팬 분들께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한화 이글스의 지휘봉을 잡게 된 김경문 감독이 앞으로의 선전을 다짐했다.

김경문 감독은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감독 취임식에 참석했다. 구단 관계자들은 물론 주장 채은성과 류현진은 모두 등장해 김 감독의 부임을 축하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지난 달 27일 자진사임한 최원호 감독의 뒤를 잇는 김경문 감독은 화려한 커리어를 자랑한다. 두산 베어스(2004~2011년)와 NC 다이노스(2011~2018년) 사령탑을 맡아 KBO리그 1700경기에서 896승 30무 774패의 성적을 거뒀다. 유능한 신인 선수들이 끊임없이 나온다는 ‘화수분 야구’라는 확실한 팀 컬러를 두산에 입혔으며, 신생팀이던 NC 또한 빠르게 강팀으로 성장시켰다.

김경문 감독은 두 팀을 이끌고 10차례의 포스트시즌에 나섰으며, 한국시리즈에도 4번 진출했다. 단 한국시리즈 우승과는 아직 인연을 맺지 못했다.

국가대표팀 감독으로서 활약할 당시의 김경문 감독. 사진=김영구 기자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도서 존재감을 드러낸 김경문 감독이다. 2008 베이징 하계 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9전 전승을 기록, 금메달을 따냈다. 하지만 2021년 펼쳐진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4위에 그치며 시상대에 서지 못했다. 이후 야인으로 활동한 그는 한화의 감독으로 다시 일선에 복귀하게 됐다.

취임식은 박종태 신임 대표이사가 김경문 감독에게 유니폼을 전달하는 행사로 시작됐다. 김경문 감독은 한화에서도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와 같은 74번을 달고 활동한다. 이어 손혁 단장과 류현진, 채은성이 차례로 김경문 감독에게 꽃다발을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한화의 주황색 유니폼을 입은 김경문 감독은 “너무 반갑다. (한화에서 활동하는) (류)현진이와 2008 베이징 하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등 큰 일이 있었다. 다시 만나 너무 기쁘다. (야구) 바깥에 있으면서 여러 생각이 많이 들었다. 잘했던 것 보다는 부족하고 아쉬웠던 부분이 많았다. 현장에 돌아왔으니 (아쉬웠던 부분들을) 차근차근 실행에 옮기면서 한화를 강팀으로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김 감독은 이어진 기자회견을 통해 앞으로의 포부와 마음 가짐 등을 밝혔다.

다음은 김경문 감독과의 일문일답.

Q. 취임소감은.

- 반갑다. 대전에 도착하니 너무 편하게 해주셨다. 편하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현장 떠난지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나름대로 야구 감각 잃지 않기 위해 여러 곳을 다녔다. 한화가 성적이 떨어져 있지만, 충분히 반등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생각한다. 지금 해야 할 일은 선수단과 스태프들을 잘 아우러 많은 응원을 보내주시고 있는 팬 분들께 남은 일정에서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는 것이다. 최선을 다하겠다.

Q. 실패 경험을 통해 배우셨다고 했는데.

- 현장 떠나 있으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잘했다는 생각은 안 들더라. 아쉬웠던 부분이 많이 생각이 들었다. 다들 아시지 않나. 2등이란 것이 저 자신에게는 많은 아픔이었다. 한화, 팬들과 함께 꼭 우승에 도전하고 싶다.

Q, 밖에서 본 한화는 어떤지.

- 제가 생각할 때 앞으로 게임이 많이 남지 않았기 때문에 젊은 선수들 보다는 나이가 있는 선수들을 더 기용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런 부분들은 한화에 온 지 얼마 안 됐으니 스태프들과 더 이야기를 나누면서 차근차근 결정하도록 하겠다.

Q. 트레이드 요구하신게 있으신지.

- 저는 지금도 트레이드가 매우 필요하다 생각한다. 그 팀에서 맞지 않지만 다른 팀에 가면 잘하는 선수들이 있다. 한 팀에서 선수가 못하는 것보다는 맞는 팀에서 잘했으면 좋겠다. 단 트레이드를 이야기 하기에는 빠르다. 경기를 치뤄 보며 차근차근 상의하겠다.

Q. 한화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어떤 야구를 하실지 궁금하다.

- 이기는 야구를 하고 싶다. 제가 해왔던 것이 있다. 한화도 장점이 있다. 섞을 생각을 가지고 있다.

Q. 최고참 감독님이 되셨다. 올드 스쿨에 대한 우려도 있다.

- 지금 와서 스태프들과 미팅을 하니 야구가 많이 변했더라. 제가 처음 감독할 때 40대 초반으로 어렸다. 지금 고참이 되니 책임감이 생긴다. 조금 더 잘해내겠다는 생각이다. 마음 속에는 여러 생각이 있지만 잘해내겠다는 생각이 크다.

Q. 한화가 감독들의 무덤으로 불리는데.

- 감독이라면 오랫동안 잘해내고 싶지만, 숙명처럼 성적이 안 나면 그런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부담감보다는 제가 할 것, 생각했던 것을 할 것이다. 미국가서 보니 야구가 많이 달라져 있더라. 그런 부분들을 선수들, 스태프들과 즐겁게 해보겠다.

Q. 미국에서 인상깊게 본 것이 무엇인지.

- 제일 부러웠던 것은 미국의 두터운 선수층과 좋은 투수진이다. 고우석이 가서 고전하고 있지만 마이너리그에서 150km를 던지는 투수들이 너무나 많다. 한국도 빠른 볼을 던지는 젊은 투수들이 많다. 특히 한화에 많다. 한화가 밝다고 생각하고 제 목표대로 차근차근 한 발, 한 발 걸어나가려 한다.

Q. 올해 목표는 어떠한지.

- 8위에 있는데 올해는 5할 승률을 맞추는 것이 목표가 아닌가 싶다. 포스트시즌에 맞춰 한 뒤 그 다음에 생각을 하겠다.

Q. KBO리그에서 감독으로 활동하실 당시 장기가 발야구셨다. 한화에서는 어떻게 접목 시키실 생각이신지.

- 제가 어제 듣기로는 도루가 꼴찌라 들었다. 점수를 내는 데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 도루는 어느 팀이든 빠른 선수들을 가지고 있다면 할 수 있다. 한화도 빠른 선수들, 도루를 할 수 있는 선수들을 찾아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류현진과 나눈 이야기 있는지.

- 아직 긴 이야기는 나누지 못했다. 너무 반갑더라. 저녁에 수원 도착해서 차근차근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겠다.

Q. 밖에서 보실 때 한화 젊은 선수들 중 눈여겨보신 사람이 있는지.

- 내야수 쪽에 젊은 선수들이 많다. 한화의 장점은 젊은 투수들이 좋다는 것이다. 그 투수들을 바탕으로 한화가 점점 강해지는 팀이 되야 하지 않을까. 팬들에게도 탄탄한 야구를 보여줄 수 있는 팀이 되야 한다. 그런 부분에서 스태프들에게 더 강조하고 노력할 것이다.

Q. 선수 기용하실 때 뚝심의 야구로 표현되시는데 이번에도 비슷한가.

- 그것은 변치 않으려 한다. 80경기 정도 남았는데 선수를 믿게 되면 기회를 많이 줄 것이다. 믿고 기다려 주려 한다.

Q. 한화에는 젊은 선수들이 많은데 소통을 준비하고 있는지.

- 많이 해야 한다. 예전보다 많이 하려 한다.

Q. 아버지 리더십인지 형님 리더십인지.

- 둘 다 해야 한다. 때에 따라서는 형님이 되야 하고 어린 선수들에게는 아버지도 되야 한다. 선수들이 야구를 편하게 할 수 있도록 잘 노력하고 준비하겠다.

Q. 현장에 대한 갈증이 있으셨을 것 같은데.

- 1990년에 미국 가서 연수 했는데, 그때와 지금 많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적어도 야구계에 있는 사람으로서 어떻게 변하는 지는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찾아가서 공부하고 돌아왔다.

Q. 선수단에 강조하고픈 원칙이 있는지.

- 야구는 팀워크가 필요한 종목이다. 특히 팀이 어려운 시기다. 한 사람의 마음보다는 모두의 마음을 모아 한 경기 씩 풀어가자고 할 것이다.

Q. 그 전 팀들과 마무리가 좋지 못했다.

- 감독은 성적이 나쁘고 무슨 일이 생기면 책임을 질 수도 있어야 한다. 이번에는 끝까지 잘 마무리하고 목표를 이룬 뒤 떠나고 싶다.

Q. 한화가 보완해야할 점은 무엇인가.

- 몇 가지 보완해야 할 것은 알고 있지만, 굳이 우리 팀의 아픈 부위를 이야기 하고 싶지 않다. 스태프들과 부족한 부분을 잘 채우도록 하겠다.

Q. NC 물러나실 때 날짜가 이날(6월 3일)과 같은데.

- 저도 지인이 보내주신 문자를 보고 알았다. 깜짝 놀랐다. 억지로 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Q. 코칭스태프 변화는 있는지.

- 이번 스태프가 선수들과 가깝게 있었고 시즌 중반으로 향하고 있는데 선수들 동요시키긴 싫었다. 지금 있는 스태프들과 마음을 모아 나머지 경기들을 잘 마무리 하려 한다.

Q. 마무리 인사를 한다면.

- 오랫동안 현장을 떠나 있었는데, 이렇게 만나서 반갑다. 한화 유니폼을 입으니 실감이 난다. 부족하지만 한화가 강팀, 상대가 어려워하는 팀이 될 수 있도록 다같이 노력할 것이다. 팬들께 좋은 플레이를 보여드리겠다. 감사드린다.

사진=연합뉴스
대전=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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