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동해 석유·가스 시추 성공률 20%…해외투자 유치 추진"

(포항=뉴스1) 최창호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경북 포항시 영일만 앞 바다에 140억 배럴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다는 발표를 한 3일 오후 경북 포항 영일만신항에 대형 여객선 정박돼 있다. 2024.6.3/뉴스1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최대 140억 배럴 규모의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다고 추정됨에 따라 정부가 연말부터 탐사시추에 착수한다. 내년 상반기 첫 시추 결과가 나오는 대로 구체적 개발 계획을 수립한다. 정부는 해외 메이저 자원 개발 기업의 투자도 유치할 계획이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12월부터 경북 포항 일원 동해 심해 유망구조 탐사시추를 개시한다. 석유공사는 탐사가 실시되지 않은 지역에 대해 평가를 통해 추가 유망구조를 도출한다.

포항 일원 동해 심해 유망구조엔 최소 35억 배럴에서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가스가 묻혔을 것으로 추정된다. 매장 예상 자원은 가스 75%, 석유 25%로 추정된다. 가스는 3억2000만~12억9000만 톤, 석유는 7억8000만~42억2000만 배럴 부존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됐다. 석유는 4년, 가스는 29~30년 가까이 사용할 양이다.

정부는 지난해 2월 그간 축적된 동해 심해 탐사자료를 세계 최고 수준 심해 기술평가 전문기업 미국 액트지오(Act-Geo)에 심층 분석을 맡긴 후 이 같은 결과를 통보받았다. 5개월에 걸쳐 해외 전문가, 국내 자문단 등의 검증 과정도 거쳤다.

이와 관련 산업부 및 한국석유공사와의 주요 질답 내용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과거 탐사 결과와 달라진 점은 .
▶탐사기술 자체가 과거보다 많이 올라왔다. 다만 국내는 탐사 결과를 해석할 수 있는 능력과 기술이 부족하다. 8광구와 6-1광구 주변에 대해 이전부터 자료를 축적했는데 최근에 자료 분석이 이뤄졌다. 축적된 자료를 충분히 확보했다고 판단한 시점이 재작년 말부터 작년 초 사이다. 그 자료를 심층 분석을 맡겼다. 분석 결과, 생각보다 성공률이 높게 나와 발표하게 됐다.

-성공률은 어떻게 되나.
▶저희가 받은 자료는 20%라고 나와 있다. 5번 시추하면 하나에서 나온다는 뜻이다. 동해가스전은 11번 뚫었다. 연말에 시추하면 알 수 있을 것이고 기존 축적 데이터를 놓고 파악할 예정이다. 유망구조가 늘어날 수 있지만 그보단 구체적으로 눈으로 확인하는 작업이 중요한 시점이라 연말 시추에 주목한다.

동해가스전은 깊이가 얕아서 큰 비용이 안 들었지만 이번 건은 심해라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생산에도 굉장히 많은 비용이 투자된다. 심해 유전, 가스전 개발 경험이 없기 때문에 신중히 판단할 예정이다.

-시추 비용이 1000억원인데 몇 번 시추를 예상하는지. 기대수익과 국내 산업적으로 밸류체인에 미치는 영향은.
▶몇 번 뚫을 건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구체적인 숫자를 말하기 어렵다. 2026년까지 지속적으로 시추할 계획이다. 최소 5번 이상이라고 생각한다. 중간에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는지에 따라 유동적이다.

구체적 비용과 판매가격도 유동성이 있다. 구체적 숫자를 얘기하는 건 지금 시점에서 큰 의미 없지만 수입 대체 효과로 보면 140억배럴 기준으로 원유·가스 평균 수입 가격은 1조4000억달러 정도 된다. 부존량을 확인하고 위치, 비용 등도 판단해야 한다. 생산국은 판매 가격에 영향받기 때문에 판매가격을 어떻게 설정할지 수익도 판단해야 한다.

동해가스전의 경우 당시 가스공사가 100% 수입했고 경질유는 국내 정유사가 인수했다. 이번 가스전이 개발되면 가스공사가 수입할 거라고 말하긴 어렵다. 부존량을 보면 한 광구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6-1부터 8광구까지 있다. 일일 생산량에 따라 어느 정도는 국내에 도입하고 해외 판매 등도 있을 것이다. 가스공사가 장기 도입계약해야 하는 상황이라 변수가 많다. 수입대체효과로 쓰이는 부분 외에는 해외에 나갈거고 석유공사와 정부 재정수익으로 환원될 거다.

-예상되는 지역이 포항 영일만 앞바다라고 했는데 범위와 해상 기준 깊이가 어떻게 되나.
▶1km보다 더 깊고 38~100km 범위로 확장된다. 먼 바다에 있지만 모든 권역이 우리 배타적 경제수역에 포함돼서 국제 협상은 필요 없다.

-투자 여건은 어떤가.
▶110억 배럴이 부존된 가이아나 스타브록 광구 같은 경우 저희보다 투자비용이 많이 든다.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도 없고 주변에 수요국도 없다. 우리는 가스 수입을 계속 해왔기 떄문에 안정된 투자 여건을 갖고 있다. 부존량과 성공률이 하나의 측면이면 또 하나는 대규모 수요다.

전 세계에서 가스를 제일 많이 쓰는 세 나라가 여기 모여있고 LNG 터미널도 다 갖고 있다. 실제 생산에 들어가는 투자비용을 제외하면 큰 투자비용이 필요하지 않은, 투자 여건이 굉장히 좋은 곳이다.

-지금까지 탐사 비용은 얼마나 들었나. 앞으로 추가 탐사 비용은 어느 정도 예상하나. 만약 탐사 성과 안 나왔을 때 투입비용을 회수할 순 없나.
▶자원개발과 관련해 성공률 융자를 운영하고 있다. 성공할 때 크게 이익을 가져가고 실패할 때는 실패를 묻지 않는 구조다. 지금까지 들어간 탐사비용은 3억7000만 달러다. 앞으로 비용이 얼마나 투입될지는 확정해서 말하기 어렵다. 5공 정도 뚫을 계획을 가졌지만 최소 그만큼 뚫어야겠단 것이고 실제 시추 과정에서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다만 첫 시추 비용은 올해 예산에서 석유공사 출자로 잡힌 부분이 있고 재정지원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내년 상반기 일공 시추 결과가 나오면 중간 과정에서 차년도에 들어갈 예산 수립을 할 예정이다. 지금 총 비용 얼마인지는 확정해서 말하기 어렵다. 기준을 어떻게 삼을건지에 따라 차이가 있다.

-해외 메이저기업 투자를 유치하면 국부 유출 논란 나올 거 같은데 왜 해외 메이저 기업 유치가 필요한 것인가.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은 안 정해졌다. 리스크가 나오면 리스크 헷징에 따라 투자비용이 정해질 거다. 성공 가능성이 높으면 국내 투자 비중이 높아질 거고 리스크 비중 높으면 해외 투자 유치 비중이 높아질 거다. 부존량 확인돼도 우리가 심해 유전 생산해본 적이 없어 기술력과 경험이 부족하다. 해외 투자는 필수적이지만 어느 업체가 관심이 많은지는 말하기 어렵다.

세종=최민경 기자 eyes00@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