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폐지 후퇴한 민주에 與 "다수당 책임있는 자세 보여라"

추경호 "종부세 개편 제안 매우 환영…연말까지 연금개혁도 논의해 양당 함께 처리하자"
민주 박찬대 '1주택 실거주자 면제', 고민정 '종부세 폐지' 거론…수석대변인이 폐지론 부정
秋 "여당·대통령실 호응하자 민주 갈팡질팡" 지적도

추경호(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서 종합부동산세 1주택자 면제 또는 전면 폐지가 거론됐다가 후퇴한 데 대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불붙인 종부세 개편 논의에 책임있는 자세로 임하라"며 국회 과반 다수당다운 태도를 요구했다. 대통령실도 종부세 폐지를 언급하며 야당에 호응한 데 이어 여당 원내지도부가 주도권 잡기에 나선 것이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의 모두발언으로 "민주당에서 종부세 개편이 필요하다고 하신 의원님들 여전히 안녕하신가. 종부세 부담 완화를 위해 폐지 또는 개편 필요성을 제안한 데 대해 국민의힘은 매우 환영하며 양당이 함께 개편논의를 진행하자"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아니나 다를까 여당과 대통령실이 민주당의 종부세 개편 주장에 적극 화답하고 나니, 정작 논의를 시작한 민주당이 갈팡질팡한다"며 "당 지도부 일원들이 내놓은 이야기에 수석대변인이 (종부세 폐지는) 당내 극히 일부 주장이라고 폄하했다. 다시 '종부세 완화는 부자 감세'라고 비판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책임하게 던져놓고 일부에서 반론이 나오니까 '나 몰라라'하며 오히려 여당에 대해 '부자 감세를 추진한다'고 비판하기 시작하는 표리부동은 책임있는 다수당의 자세가 아니다"며 "연금개혁도 올해 정기국회에서 논의해 연말까지 처리될 수 있도록 여·야·정 협의체 구성 실무협의에 조속히 착수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민생을 위한 것이라면 무슨 주제든지 여야 협의에 적극 임하겠다"고 밝혀뒀다. 한편 민주당 지도부에선 2005년 노무현 정부에서 도입한 종부세에 관해 지난달 박찬대 원내대표가 1주택 실거주자 주택가액 불문 면제하는 '개선'을 거론했고 고민정 최고위원은 "종부세를 폐지했으면 좋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종부세로 인해 민주당이 집이 있고 부자인 사람을 공격하는 세력처럼 상징화됐다"고도 했었다. 반면 지난달 31일 이해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당내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지만 종부세 자체를 폐지하자는 주장은 극히 일부"라며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선을 그었다.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종부세) 전체를 배제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박찬대 원내대표의 언급의 연장선인 듯 "1가구 1주택 보유자가 고가의 집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당장 현금 소득이 없는데 종부세를 물게 하면 억울한 측면이 있지 않겠느냐"며 당내에서 보완 논의가 이뤄지는 것으로 봐달라고 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