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간다" 사기 기승… 금감원, 소비자 주의보

비상장주식 투자 관련 소비자 유의사항

나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회사의 거래구조. [금융감독원 제공]

비상장 회사인 A사는 이른 시일 내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거나 나스닥 상장사와 합병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A사는 주주들에게 추후 해당 주식으로 교환해 주겠다는 명목으로 '주식 교환증'을 발급했다. 그러고는 B증권사 계좌(A사 명의)로 주식 이체를 요구했다. 다수 주주가 대량의 주식을 옮겼다. 계좌에는 4일간 600만주 이상이 이체됐다. C증권사 계좌(A사 명의)에는 300만주 이상이 집중 입고 됐다. 금융감독원은 해외 증권시장 상장 가능성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주식을 임의로 양도(이체)하는 경우, 주주로서의 권리를 보호받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이런 방식의 투자가 사기 등 범죄와 연루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금감원은 3일 사례와 같이 나스닥 상장으로 현혹하는 비상장주식 투자에 주의하라며 소비자경고를 발령했다.

금감원은 주식을 양도(이체)하는 경우 소유권·의결권 등이 함께 이전돼 주주로서의 권리가 침해될 수 있어 신중히 확인하라고 당부했다. 별도 계약 등 적법한 절차 없이 임의로 주식을 특정 계좌로 입고하면, 주식 소유권 등이 해당 계좌의 계좌주에게 이전된다. 기존 주주는 모든 권리가 박탈될 수 있다. 특히 상장일정, 교환비율 등 해외 상장·합병과 관련된 중요 사항이 전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회사가 주주에게 주식 입고를 먼저 요청하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라고 주지했다. 금감원은 해외 상장은 성공 사례가 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특성상 정보 접근성도 크게 떨어진다. 비상장주식 투자를 위해선 외부감사를 받은 재무정보 등을 통해 회사의 가치를 판단해야 한다.회사소개서, 사업계획서, 언론보도 등 회사의 기술력, 회사가 추진하는 사업의 실재성 등을 객관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금감원 관계자는 "해외 증권시장 상장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주식 양도(이체) 시 주주로서의 권리를 보호받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데다, 사기 등 범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므로, 고수익을 미끼로 주식 양도(이체)를 권유받을 경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