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누로 탄생한 천사'…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신미경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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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누는 천사다."
30여 년간 비누를 조각 재료로 사용해온 작가는 이번엔 비누에서 천사를 탄생시켰다.
고전적인 형태의 조각상부터 상품으로 대량 생산된 기념품과 장식품에 이르기까지, 과거 누군가가 단단한 재료로 만들었던 조각들은 작가의 손끝에서 다양한 색깔과 재질의 비누로 캐스팅 되어 새로운 천사상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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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젤 시리즈' '페인팅 시리즈' 등 100점 전시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비누는 천사다."
'비누 작가' 신미경(56)은 비누에 무한 사랑과 감동을 담았다. '투명하고 향기 나는 천사의 날개 빛깔처럼' 황홀함을 전한다.
4일부터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어린이갤러리에서 펼치는 이번 전시를 위해 신미경 작가는 100여 점을 새롭게 제작했다.
30여 년간 비누를 조각 재료로 사용해온 작가는 이번엔 비누에서 천사를 탄생시켰다. '엔젤 시리즈'와 '페인팅 시리즈', '세 천사: 향유 드로잉 시리즈'는 비누의 무한 변신에 절로 탄성이 난다.
‘천사’는 신과 인간을 연결하는 종교적 표상으로 미술사의 여러 명화에 등장했고, 문학적 상상을 통해서도 신성하고도 사랑스러운 대상으로 표현되며 우리의 인식 속에 익숙하게 자리하게 된 존재다.
그동안 그림이나 대리석 천사와 달리 비누로 탄생한 천사는 향기까지 더해 신비감을 고조시킨다.
비누의 물질적 속성이 갖는 ‘투명성’과 이를 극대화하는 ‘빛’ 그리고 ‘향기’를 매개로 존재와 부재 사이를 오가는 천사의 상징성을 공감각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신미경 작가는 실체가 없는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주변에 너무나 흔하게 존재하는 천사상에 흥미를 느꼈다고 했다. "마치 직접 본 것처럼, 있는 것처럼 만들어낸 과거의 천사 조각들을 가져와 비누라는 재료로 새롭게 시각화했다.
여러 경로로 수집된 천사상은 날개 달린 아기 천사의 순수함을 보여주는 조각을 비롯하여, 고대 신화와 기독교 미술의 여러 천사 도상을 차용한 듯한 부조 조각들로 만들어졌다.
고전적인 형태의 조각상부터 상품으로 대량 생산된 기념품과 장식품에 이르기까지, 과거 누군가가 단단한 재료로 만들었던 조각들은 작가의 손끝에서 다양한 색깔과 재질의 비누로 캐스팅 되어 새로운 천사상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비누는 투명함과 불투명함을 오가는 물성, 닳아 없어지는 성질과 향기는 천상과 지상을 잇는 중간적 존재인 천사의 상징성과 연결된다.
특히 향기로 천사를 상상하며 그린 작가의 신작 '세 천사: 향유 드로잉 시리즈'는 어린이갤러리 2에 전시된다. 어린이들을 위한 ‘향기로 그린 천사’ 드로잉 활동도 마련할 예정이다.
화장실도 특별한 전시 공간으로 변신한다. 눈으로만 감상했던 작품을 자유롭게 만지며 씻을 수 있다. 비누의 향기와 물질성을 경험하게 하고 작품과 일상품 사이를 오가게 하는 조각의 묘미를 경험하게 한다.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장은 “세대를 초월하여 흥미로운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천사의 빛과 향기로 가득한 이번 전시에서 천사를 마주하는 것과 같은 신미경 작가의 작품 세계를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전시는 2025년 5월5일까지.
☞공감언론 뉴시스 h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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