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경제 기반의 탄소중립에 기여 가능한 고로슬래그 미분말 [기고/태성호]

최근 건설산업에서는 순환 경제 관점에서 건설자재의 재사용 및 재활용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순환 경제’란 자원의 절감 및 재활용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친환경 경제 모델이다. 순환 경제 기반의 탄소중립은 전 세계적인 핫이슈로, 이제는 국내 건설산업에서도 필수로 여겨진다.

기존에 건설산업에서 이루어졌던 탄소 감축 활동이 주로 자원 절감을 통한 환경영향 개선에 방점을 두고 있었다면, 이제는 자원의 재사용 및 재활용을 통한 지속가능한 개발 관점으로 그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건설산업에서의 탄소 배출량은 화석연료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직접배출(Scope 1)과 전기, 스팀 등의 에너지 소비에 따른 간접배출(Scope 2) 그리고 건설자재, 구매 또는 임대한 자산 등 직접 통제할 수 없는 가치사슬에 의한 기타 간접배출(Scope 3)로 구분된다.

현재 정부에서는 목표 관리제, 배출권거래제 등의 국가 정책을 통해 온실가스 다 배출 업체 및 사업장을 대상으로 Scope 1과 Scope 2의 배출량을 규제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국제 동향은 Scope 3을 포함한 탄소 배출량의 저감 활동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국내 건설사들은 Scope 3 내 탄소 배출량의 비중이 높은 건설자재에 의한 내재 탄소 배출량 절감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저탄소 콘크리트의 개발과 현장 적용이 주요한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데, 이는 건설자재에 의한 내재 탄소 배출량 중 콘크리트 및 콘크리트 제품에 의한 배출량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저탄소 콘크리트 개발을 위한 기술로는 고로슬래그 미분말의 사용이 적극적으로 고려되고 있다. 콘크리트에 고로슬래그 미분말 적정량을 사용할 경우 다양한 물리화학적 성능 향상뿐만 아니라 탄소배출 저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콘크리트 제조 시 고로슬래그 미분말을 혼화제로 사용하면 혼입률을 증가시킬수록 탄소 배출량이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보통 1종 포틀랜드시멘트를 100% 사용하는 것과 비교해, 고로슬래그 미분말 혼입률 20, 40%의 콘크리트는 내재 탄소 배출량이 각각 10%, 30% 정도 감축되는 것으로 보고된다. 순환 경제 기반의 자원재활용 측면까지 고려했을 때, 단순히 시멘트를 일정량 대체함으로써 기대되는 탄소 저감 성능보다 그 효과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고로슬래그 미분말의 적용을 콘크리트산업과 건설산업에 기여하는 가치를 경제적, 환경적, 사회적 측면의 지속가능한 개발 관점에서 평가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고로슬래그 미분말이 가지는 탄소배출 저감 성능뿐만 아니라, 다양한 측면에서의 유익한 영향력이 우리 사회에 인정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태성호 한양대학교 ERICA 건축학부 교수